식전기도(食前祈禱)

2007.05.15 19:16

선지자 조회 수: 추천:

이름 : 반석     번호 : 42
선지자선교회 게시일 : 2003/03/10 (월) PM 10:54:05     조회 : 102  

■ 식전기도(食前祈禱)
                                                               이영인

식전 기도는 믿는 우리들이 신앙 습관으로 가지고 있는 것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입니다. 믿는 집에서 자란 사람들, 또 앞서 믿는 사람과 식생활을 같이 하는 분들은 밥 상 앞에 앉으면 일단 눈을 지끈 감고 보는 것이 습관일 것입니다. 혹 식성이 좋은 분들은 얼른 먹기 위해 눈을 감은 그 순간도 눈을 뜨는 데 신경을 쓰다가 정작 기도다운 기도도 제대로 못해보고 몇 개월 몇 년을 지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식사기도도 대표기도를 못하는 분들 중에는 이런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전투에 참가한 군인이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 자기 생명을 맡기려면 주님께 기도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듯이, 수술대에 올라간 환자가 수술 중에 어떤 돌발사가 생길지 모르니까 기도할 수 밖에 없듯이, 사실 알고보면 밥 한 술도 물 한 모금도 주님이 은혜를 주셔야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 또 먹고 마시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그 먹고 마신 것이 체내에 들어가서 사용될 때 복되게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식전 기도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금은 먹고 마시는 것에 아쉬운 사람이 없고 오히려 즐겁게 먹고 마시기 위해 외식이나 특식을 생활화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먹고 마시는 것을 두고 절박하게 기도하던 옛 신앙들을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먹기 위해서 산다 할 만큼, 먹고 싶은 만큼 먹지를 못해서 울고 싸우는 가족들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된 이들이 보리밥 한 숟가락 앞에 놓고 기도하던 옛 시절에는 '먹여주시라'는 기도가 간절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지금은 생존문제를 두고 기도할 때가 아닌 줄 알지만, 지금도 역시 먹고 마시는 것은 갑자기 어느 한 순간에 생존 문제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후두암이 걸려 물 한 모금 마시면서 하나님 앞에 간절하게 기도해야 하는 일을 남의 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닙니다. 잘 먹던 아이가 갑자기 목에 무엇이 걸려서 금방 숨이 넘어갈 듯 한 경험을 한 두 번씩 해보셨을 것입니다. 차분하게 생각해보면 만사 기도할 일인데 그 중에 먹고 마시는 것을 두고 기도하는 것이 너무 해이하게 되었습니다.

잘 먹고 잘 마신 사람이 그 활동을 복없이 하여 얼마나 자기 망하고 죽을 짓을 하는 것인지? 우리가 스스로 주변을 살펴보면 환하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먹고 마심으로 활동할 수 있는데 우리의 평생 활동 중에서 우리에게 복되고 좋은 활동은 10%도 되기 어렵고 거의 90% 이상 활동은 공연한 짓 쓸데 없는 노릇 자기 망할 일만 하다가 지나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식전 기도의 예를 몇 가지 들어 보겠습니다.

.먹음으로 주님을 기쁘시게 하도록 은혜 주옵소서

.귀한 음식 주시니 먹어 주님을 기쁘시게 해 주옵소서

.오늘도 먹을 수 있도록 하시고 생존의 기회를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 밥이 부끄럽지 않도록 충성하게 해 주옵소서'

.먹는 대로 힘을 얻어 주님 위해 살게 해 주옵소서

.오늘 우리 식구들이 이 음식을 먹어 주님을 기쁘시게 하며 살 수 있도록 해 주옵소서

.이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은혜를 허락해 주심을 감사합니다.

이런 기도 내용으로 기도하되, 바쁜 식사 일정에서는 단 한 마디만으로 기도하고 끝낼 수도 있습니다. 단 한 문장으로 기도해도 짧지만 집중하여 간절이 있는 기도가 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식당에서 믿는 분들이 와서 대표기도를 하거나 혼자 기도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통성으로 기도하는 분도 있고 설교식 기도를 하는 분도 있고 주변 분들에게 들으라고 광고성 기도하는 분도 있고 너무 많은 내용으로 말만 많이 기도하는 분들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그러나 간절하게, 많은 내용을 한 두 마디에 전부 응축시켜 폭발이 될 수 있는 그런 기도가 되기를 원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최근 가장 큰 문제가 있다면 꼭 덧붙이셨으면 합니다.

식전 기도는 앞에 소개한 내용 중 한 두 가지로 줄여서 간곡하게 기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잠깐의 기도 중에서라도 최근 본인이 가장 시급하고 간곡하게 기도하여 해결해야 할 중대한 문제가 있다면 매 식사 때마다 한 마디를 넣어 기도의 양을 채우시고 간절을 더하셨으면 합니다.

어떤 청년이 군에 입대하기 전 1년 전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그날부터 3끼 식사에 한 번도 빼지 않고 '군 3년 생활에 육체의 고생이 어떠해도 성경을 많이 볼 수 있는 형편을 허락해 주옵소서'라고 기도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평소에 육체의 훈련이나 객지 생활이나 외로움 등에 대하여는 잘 적응을 했었기 때문에 군 3년의 기회를 다른 청년들처럼 그런 기회로 보지 않았던 것입니다.

혹 군 3년 편한 곳을 원하는 기도가 될까 해서 '육체의 고생이 어떠해도'라고 기도했고, '성경을 많이 볼 수 있는 형편을 허락해 주옵소서'라고 기도한 것은 그는 평소 생활 형편이 남달리 바빴고 또 성경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쳤었는데, 군 3년을 외지에서 보낼 것 같으면 성경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했던 것입니다. 그 기도가 이루어져 3년간 매달 성경을 2번은 볼 수 있을 근무 여건이 주어지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가정마다 개인마다 교회마다 우리는 대단히 극심하고 중대하여 마음을 심히 고통스럽게 누르는 기도제목이 하나씩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기도를 위해 철야도 하고 따로 새벽이나 저녁기도 때 간곡하게 기도하겠지만, 오히려 장시간 기도한다고 기도기회를 잡았을 때보다, 이렇게 식사기도 때 단 한 줄 그 기도제목을 넣고 반복하며 마음을 순간적으로 간절하게 집중할 때, 그 기도는 그 사람의 생활 전반에서 늘 잊어지지 않는 간구가 되고 그 역사하는 힘이 대단히 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