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하디 선교사 부부.

Again 1907… 아, 하디 선교사여! / 부산일보 2007.1.20.    
  

Again 1907… 아, 하디 선교사여!
약 44년간 한국서 봉사 부산 거주 첫 서양인가족
회개운동 주도 대부흥 주역 감리교 최초 '신학세계' 창간


한국 기독교계가 올해로 대부흥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히 'Again 1907'을 외치며 100년 전의 역사가 재현되기를 소망하는 가운데 대부흥 운동의 주역이었던 캐나다 선교사 로버트 하디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하디는 당초 부산을 근거지로 의료와 선교활동을 벌이다 대부흥운동의 주역으로 활약,부산·경남지역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부평교회에서 열린 부산·경남 기독교 역사 연구회 연구발표회에서 고신대 이상규 교수와 부산장신대 탁지일 교수는 1907년 대부흥과 관련해 나란히 로버트 하디의 활약에 주목했다.

이들의 발표에 따르면 하디는 1935년 은퇴할 때까지 43년 7개월 동안 부산,원산 등지에서 한국교회를 위해 봉사했다.

1890년 한국 선교사로 부산에 온 하디는 이듬해에 아내와 두 딸이 합류하며 부산에서 거주한 첫 서양인 가족이 되었다. 하디는 부산에서 아사 직전까지 가는 어려움을 겪다 부산 세관 직원의 전용의사,선박 검역관으로 겨우 연명하며 사역에 힘썼다. 그는 1892년 11월에 부산을 떠나 원산으로 가며 한국교회 부흥운동에 크게 기여한 주역으로 떠오른다.

그는 기도회마다 선교사역의 실패를 자책하면서 교만,심령의 강퍅함,믿음의 연약함을 고백하고 다녔다. 그가 먼저 자신의 죄를 자책하고 회개하자 감동을 받은 대중 사이에서는 회개운동이 일어났다. 그의 고백이 한국인들의 회개운동으로 이어져 회개를 동반한 성령의 역사가 나타난 것이다. 그는 1906년 평양 선교사들의 성경공부 모임 인도자로 초청받은 것을 비롯해 조선 방방곡곡에서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하다 1907년 조선에 대부흥을 일으키게 된다.

그는 1909년에는 협성신학교 제2대 교장,1916년에는 감리교 최초의 신학전문지인 '신학세계'를 창간하기도 했다.

연구는 그가 부산에서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인 베어드를 도와 전도사역에 동참했고,그의 노력이 후에 초량교회 설립에 일조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부산에서 보낸 기간은 후일의 선교를 위해 언어공부와 한국사회에서의 적응을 위한 준비와 훈련의 기간이 된 셈이다.

이 교수는 "대부흥을 촉발시킨 하디가 부산을 근거지로 해서 출발한 인연이 있는데도 그동안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