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08 20:07
제 10 장 하나님은 살아 계신다
조수옥: 그런데 더욱 놀랍고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문을 열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니까 정면에 앉아 있던 국장이 점잖을 빼고 앉아 있다가 전기에라도 감전된 듯 벌떡 일어나서는 뛰다시피 와서 제 앞에 무릎을 꿇고는 “아! 조 선생님 아니십니까? 어떻게 이런 곳까지 오셨습니까?” 하면서 머리를 조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자세히 보니 이전에 저를 취조하던 형사가 지금은 경찰국장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대단히 황송해 하면서 약간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정말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격이 되었고 하나님은 원수의 머리를 제 앞에 숙이도록 해 주셨습니다.
조수옥: 경찰국장이라고 한다면 경상남도 전 경찰의 수장입니다. 그 사람이 “조 선생님은 제일 위대한 분이다. 대한민국 독립의 은인인데 이 분이 하시고자 하는 일을 방해해서는 안돼!”라는 한 마디로 그날 문제는 너무 싱겁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서무부장을 고소한 경관은 제가 정당하게 소유하게 된 재산을 누나의 청탁으로 빼앗으려는 일에 가담하고 공무를 수행해야 하는 경관이 제복을 입고 사적인 편의를 꾀했다는 이유로 인해 즉석에서 파면되었습니다.
그때까지 마산에서는 저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 시에서나 경찰에서나 사회에서 소문이 크게 나고 조수옥이라는 여자가 어떤 인물이고, 과거 어떻게 일본과 싸웠는가가 알려져서 저로서는 일하기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그 후 얼마 안 되어 파면된 경관이 제 집에 찾아와 잘못했다며 사과했습니다. 경찰에 복직하려고 복직원을 내니까 조 선생님을 찾아가서 용서를 구해야만 한다고 해서 찾아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절에 살게 됐다고는 하지만 처음에는 남자아이나 여자아이 모두 본당 큰 방안에서 자야 했습니다. 식량은 수시로 시에서 배급해주었지만 밀가루나 보리쌀이 나을 때도 있고 그것이 썩어 있을 때도 있었습니다. 어른들이면 참고 먹었겠지만 아이들은 먹기가 힘들 뿐 아니라 먹을 수 없는 것들도 상당히 있었습니다. 개구리 잡아먹은 이야기는 들었지요. 좀 큰놈들을 시켜 잡아오게 했지요 영양 보충을 해야 하니까요. 비둘기나 새들을 잡아와 아이들에게 먹인 일도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라도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신앙심을 심어주도록 노력했습니다. 거기서부터 학교에 다니게 하고 능력이 있어 향학심이 있는 아이는 상급학교에도 진학시키고 하면서 정신나간 사람처럼 열심히 살아온 것이 3년 간 계속되었습니다.
그때쯤 마산에 생긴 미군 병원의 군의들이 가끔 우리 인애원에 와서 아이들을 돌봐주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트럭에 가득 구호물자를 싣고 왔는데 담요, 의복, 식량, 통조림 등이 있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몰랐습니다. 미군들은 트럭을 갖다 놓고 그대로 가버려 하차할 인부도 힘도 없었지만, 마침 피난 온 성도들이 힘을 합해서 내려주었습니다. 돈이 궁한 때라 일부는 시장에 내다 팔아서 요긴하게 쓰기도 하였습니다.
그 후, 또 다른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자립을 하려면 가까운 근처에 개간지를 얻어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애원 뒤편에 무학산이란 산이 있었는데 이 산은 국유지였습니다. 이 산을 고아원에 차용해 주지 않겠느냐고 시청에 교섭해보니 차용해 줄 수 있다고 해서 밤나무를 1만 그루 심었습니다. 또 미국의 원조 단체에서 젖소 5마리를 원조해주었습니다. 그 후 10년이 지나 젖소는 50마리로 늘어났습니다.
사실 인애원 아이들의 힘으로만 자급한다는 것은 무리한 생각이었습니다. 아이들이 크면 고아원에 있기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찾아 자립해 나가기 때문에 인애원은 언제나 아이들만 가득했습니다. 성장한 아이들이 예전의 자기 모습을 생각하고 이제 들어오는 동생들을 위해 일하면 오죽 좋겠습니까? 그렇다고 자기 인생을 찾아 나서는 것을 탓할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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