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09 01:56
17. 형무소 유치원
한 살이 조금 지난 이 사내아이는 경찰서에서 너무 시달렸기 때문에 내 감방에 들어오자 모든 수인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펴본 후 나를 보더니만 왁 하고 달려들어 내 가슴에 와서 안긴다.
나는 놀라고 모든 사람들은 눈이 다 둥그레졌다. 아이 어머니도 무슨 일인가 했다. 아이는 내게 달려와서 안긴 후에는 어머니에게로 가려고 하지 않고 불안에 쌓인 얼굴로 내 눈치를 보고 안겨 있었다. 나는 머리를 쓰다듬고 그를 안은 채 좋은 말로 위로하고 달래서 안심을 시켰다. 그는 좀 안심이 된 것 같아도 그래도 그 어린 얼굴에는 불안의 그림자가 없어지지 않았다.
소장은 내 방문을 열어 주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나를 아이들과 같이 밖에서 언제든지 내놓아 주어서 아기들을 보게 하라고 했다. 그는 감방을 돌아보며 내 앞을 떠나면서
“자애 보살이구먼.”
한다. 나는 그 말에 미소를 금치 못했다. 나는 하나님에서 그 어떠한 기회와 모양으로 나를 위해 역사하시고 부지런히 기묘하게 일을 하셔서 내 곁에 계신 것을 가르쳐 주시는 것을 느꼈다.
나는 밖에 나와서 은석이와 요오꼬를 데리고 왔다갔다하면서 감개무량했다. 여우도 나를 돕고 돼지도 나를 돕고 심지어는 뱀과 맹수까지도 나를 돕는 것이 아닌가? 나는 눈을 들어 하늘을 보았다. 그 지으실 때에 지음을 받은 창공은 이제도 조금도 변함이 없구나! 공중에 이리 날고 저리 나는 새를 보았다. 새들도 지으심을 입은 때 그대로구나! 나는 새들을 부르면 내게 와 줄 것 같은 감이 났다. 그러나 나는 부르지 않았다. 부르면 올 것 같은 이 기분이 이렇게도 즐겁기 때문에 이 즐거움으로 즐거워하는 것에 만족했기 때문이다. 나는 애기 둘을 업고 힘이 나서 뛰기도 하고 걷기도 하고 왔다갔다하면서 이렇게 좋은 일이 있는 것을 무한히도 감사했다. “만족은 행복이라는 뜻이다” 한 말을 기억하고 나는 지금 만족하니, 행복한 것이구나 하고 깨닫고 기뻤다.
이 두 아이는 내게 참 적당한 친구였다. 아니, 어쩌면 하나님이 나에게 보낸 천사인지도 모른다. 이 두 꼬마 천사들로 인하여 오랫동안 운동 부족으로 내 굳어진 근육을 기탄없이 운동을 시켜서 이제는 고단해지고 전신이 노곤해질 만큼 잠도 잘 오고 쉴 때는 무한히 좋았다.
두 아이를 잔등에 겹쳐 업고 왈콱왈콱 들추면서 마당 이 끝으로 저 끝까지 뛰고 노니 아이들은 좋아서 악악 소리를 지르고 웃고 떠들고 나는 나대로 희열을 느끼며 이 어린 친구들에게 좋게 하려고 열심이었다. 요오꼬는 숨바꼭질을 좋아했다 어딘가 숨어 가지고 찾아오라고
내 속은 무엇인지 물로 씻은 것같이 시원해지고 내 영혼은 주님을 향한 사랑의 불꽃이 피어오르는 것 같아졌다. 나는 또 내 입을 열어서 항상 암송하던 성경을 외웠다. 암송을 마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도가 나왔다.
나는 두 아이를 안고 기도를 했다. 이 아이들은 내가 기도하는 동안 걱정스러워서 나를 흔들며 말을 하라고 보챘다. 나는 눈을 뜨고 또 ‘뽀뽀뽀’를 같이 불렀다. 이 감옥 속에도 찬송이 있고 내 음성이 불려졌구나 하고 나는 만족했다. 그리고 평화가 아침 햇살같이 내 맘속에 넘쳐서 눈물이 떨어지니 두 친구는 몹시 나를 동정하는 눈빛을 했다. 나는 웃으면서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
| 245 | 27. 히가시 긴수 | 선지자 | 2016.01.09 |
| 244 | 26. 큰밥과 고깃국 | 선지자 | 2016.01.09 |
| 243 | 25. 귀가 | 선지자 | 2016.01.09 |
| 242 | 24. 소녀 사형수 | 선지자 | 2016.01.09 |
| 241 | 23. 일본여자 포주 | 선지자 | 2016.01.09 |
| 240 | 22. 쇠고랑 | 선지자 | 2016.01.09 |
| 239 | 21. 사기범 전과자 | 선지자 | 2016.01.09 |
| 238 | 20. 최덕지 선생 | 선지자 | 2016.01.09 |
| 237 | 19. 만주 여자 사형수 | 선지자 | 2016.01.09 |
| 236 | 18. 우스워서 기절할 뻔 | 선지자 | 2016.01.09 |
| » | 17. 형무소 유치원 | 선지자 | 2016.01.09 |
| 234 | 16. 옴쟁이 갓난아기 | 선지자 | 2016.01.09 |
| 233 | 15. 재판소행 | 선지자 | 2016.01.09 |
| 232 | 14. 평양 형무소 | 선지자 | 2016.01.09 |
| 231 | 13. 평양 경찰서 유치장 | 선지자 | 2016.01.09 |
| 230 | 12. 유치장 이동 | 선지자 | 2016.01.09 |
| 229 | 11. 고향으로 호송 | 선지자 | 2016.01.09 |
| 228 | 10. 일본의 유치장 | 선지자 | 2016.01.09 |
| 227 | 9. 유황불로 일본은 망합니다 | 선지자 | 2016.01.09 |
| 226 | 8. 동경행 | 선지자 | 2016.01.0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