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떠나가네, 떠나가네, 동인아! 동신아!

  선지자선교회

 

설마 설마하며 순천의 두 아들 소식을 기다리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애양원 식구들에게 오빠들의 순교 사실이 전해진 것은 나흘이 지난 102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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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록 111절에서 11절을 읽고......

나는 오늘 이 어린 순교자들의 장례식을 인도하게 된 것을 더할 수 없는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평소에 순교자들의 전기를 읽을 때마나 너무나 그 일이 아름답고 부러워서 견딜 수 없는 심정이었는데, 오늘 이 두 눈으로 어린 두 순교자의 시체를 목격하고 이 두 손으로 장사지내게 되었으니 이런 영광스러운 일을 무엇에 비할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시작된 그분의 설교는, 우리도 이들의 신앙과 성실을 본받아 최후까지 주를 증거 하다가 주 앞에서 다시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설교가 끝나자 약사, 애도사, 찬양 등이 이어졌고 곧 이어 아버지의 답사 차례가 되었다. 흰 두루마기 차림에 누런 두건을 쓴 아버지는 돌처럼 무거운 입을 열어 전날 작성한 아홉 가지 감사문을 읽어 내려갔다.

 

아버지의 모숩은 얼마 전의 격정은 오간 데 없고 평온을 되찾은 듯 매우 침착해 보였다.

 

여러분, 내 어찌 긴 말의 답사를 드리리요. 내가 아들들의 순교를 접하고 느낀 몇 가지 은혜로운 감사의 조건을 이야기함으로써 답사를 대신할까 합니다.

 

첫째, 나 같은 죄인의 혈통에서 순교의 자식들이 나오게 했으니 감사.

 

둘째, 허다한 많은 성도들 중에 어찌 이런 보배들을 주께서 하필 내게 맡겨 주셨으니 감사.

 

셋째, 33녀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두 아들 장자와 차자를 바치게 된 나의 축복을 감사.

 

넷째, 한 아들의 순교도 귀하다 하거늘 하물며 두 아들의 순교이리요. 감사.

 

 

다섯째, 예수 믿다가 누워 죽는 것도 큰 복이라 하거늘 전도하다 총살 순교 당함 이리요. 감 사.

 

여섯째, 미국 유학 가려고 준비하던 내 아들, 미국보다 더 좋은 천국에 갔으니 내 마음 안심 되어 감사.

 

일곱째, 나의 사랑하는 두 아들을 총살한 원수를 회개시켜 내 아들 삼고자 하는 사랑의 마 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

 

여덟째, 내 두 아들의 순교로 말미암아 무수한 천국의 아들들이 생길 것이 믿어지니 감사.

 

아홉째, 이 같은 역경 중에서 이상 여덟 가지 진리와 하나님의 사랑을 찾는 기쁜 마음, 여유 있는 믿음 주신 우리 주께 감사.

 

끝으로 나에게 분수에 넘치는 과분한 큰 복을 내려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이 일들이 옛날 내 부모님이 새벽마다 부르짖던 수십 년 간의 눈물로 된 기도의 결실이 요, 나의 사랑하는 나환자 형제자매들이 23년 간 나와 내 가족을 위해 기도해 준 그 성의의 열매로 믿어 의심치 않으며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아버지는 그 답사를 통해 한 가지 중요한 결심을 발표했는데, 그것은 바로 오빠들을 죽인 원수를 용서할 뿐만 아니라 그를 사랑으로 감싸 아들로 삼겠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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