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10 14:49
32 ● 나의 부흥회 시에 먼저 읽을 것
첫째, 하나님의 지능을 의지하고 나의 지를 믿지 말 것.
둘째, 주님을 나타내지 않고 나를 나타낼까 삼가 조심할 것
셋째, 성경 원리 잘 모르고 내 지식대로 거짓말하지 않게 할 것
넷째, 간증시에 침소봉대(針小棒大)하여 거짓말되지 않게 할 것.
다섯째, 나도 못 행하는 것을 남에게 무거운 짐 지우게 말 것.
여섯째, 내 한마디 말에 청중 생명의 생사 좌우됨을 깊이 알고 말에 조심도, 열심도, 충성도 다할 것.
일곱째, 이 한 시간에 성경 말씀 한 마디에 인령(人靈)이 생사 좌우되는 것을 잘 생각해야 된다.
여덟째, 음식과 물질에도 크게 주의할 것.
1) 주님 대신 받는 대접이니 대접받을 자격 있나 살펴라.
2) 배 위해, 입맛에 취해 먹지 말고 일하기 위해 먹어라.
3) 물질, 선물에는 하등의 관심을 두지 말라.
결론: 오, 주여! 이 한 시간에 주 앞에 범죄 되지 말게 하여 주시고 사람 앞에 비 없는 구름처럼 은혜 못 끼치고 돌아갈까 주의하게 하소서. 또 내 생에 유일한 참고서는 오직 성경 66권이 되게 하소서. 아멘.
아버지는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능력 있는 목사로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신비주의적 색채가 섞인 기적이나 기복신앙은 극히 경계했다. 나의 작은어머니(최호순)에게 언젠가 들은 바에 의하면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부산 초랑교회에서 부흥집회를 할 때였다. 아버지의 설교가 그날따라 그렇게 우렁차고 감동적일 수 없더라는 것이다. 빽빽이 들어찬 성도들이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찬송을 부르고 있는데 한 모퉁이에서 누군가 울음 섞인 목소리로 외치는 것이다.
목사님, 목사님, 내 눈이 보여요. 내가, 내가 눈을 떴어요.
그 사람은 장님이었는데, 눈이 보이게 되었다며 너무나 기쁜 나머지 팔짝팔짝 뛰며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모인 교인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그 사람을 쳐다보며 여기저기서 감탄과 찬양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찬송도 중단되고, 설교도 중단되었다. 그때 아버지가 소란을 잠재우며 말했다.
여러 성도님들, 조용히 하십시오. 다들 앉으십시오. 저 사람이 눈을 뜬 것은 나와 아무 상관도 없습니다. 내 설교는 영혼의 병을 고치기 위한 것이지 육신의 병을 고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저 사람은 자기의 믿음으로 눈을 뜬 것입니다.
이 말씀이 바로 아버지 신앙의 핵심이다. 아버지는 하늘나라의 복음을 전할 뿐, 현세의 안락과 풍요를 약속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가끔 안수기도를 해달라고 찾아오는 병자가 있었지만, 아버지는 특별히 병 고침을 위한 안수기도를 한 적이 없다.
나는 영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육신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병들면 어떻습니까? 병신이면 또 어떻습니까? 잠깐인 나그네 세상에서 병신으로 살다가 천국 가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다구요. 이런 말로 그 병자를 돌려보낼 뿐이다.
나병환자들과 평생을 같이 보내며 그들을 사랑으로 돌보았지만, 그들은 병든 상태를 나쁘다거나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지 않았다.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기적이나 이적에 관심이 없는 분이다. 언제나 말씀 중심이 우선이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손양원 목사는 성자라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다가 말씀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위대한 순교자라고.
나는 가끔 생각한다. 아버지가 평범한 보통의 아버지였다면 우리 가정은 좀더 행복할 수 있지 않았을가 하고. 순교자나 성자의 자식들이라는 부러움 섞인 소리를 들으면서 사는 것보다, 그런 소리를 안 듣더라도, 아니, 차라리 조금은 못난 아버지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라도 아버지와 함께 사는 게 몇 배 행복할 것이 아닌가 하고.
그러나 많은 세월이 흘러간 오늘날까지 아버지를 원망하는 마음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그때는 내 작은 두뇌로서 아버지의 넓고 광대한 세계를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아버지가 한없이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
하나님 앞에 충성을 다한 아버지였기에 하나님 앞에 자랑스럽다. 남들이 입으로만 떠드는 참사랑을 몸소 실천한 분이기에 대한민국 온 교회 앞에 자랑스럽다. 우리 가정의 행복은 산산이 부서졌을망정 이 나라의 복음화에 귀중한 밑거름이 되었으므로 온 교인 앞에 자랑스럽다.
순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라고 누가 말했듯이 오늘날 이 나라에 순교의 피가 없었다면 이렇게 교회가 성장했겠는가? 두 오빠의 순교, 그리고 아버지의 순교는 하나님의 계획된 뜻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은 우리 집에 내려진 하나님의 크신 은혜였다.
1949년 8월 6일에 쓴 일기문에도 아버지의 신앙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어느 집회 마지막 날 한 누님이 내게 흰 종이를 내밀며 목사님, 주소와 생일 날짜를 적어 주세요라고 한다. 아마 생일에 선물할 모양이다. 나는 그 종이에다 이렇게 썼다. 내 주소는 주님 품이며 내 생일은 중생 된 날짜인데, 중생 된 날짜는 미상입니다. 고로 땅 위에 사는 나는 장막생활이며, 내 생일잔치는 천국에 들어가는 그 날입니다.
예수에 중독된 사람, 예수 없이는 못 사는 사람, 예수로 인해 죽은 사람, 이런 신앙이 아버지의 진정한 모습이다. 다음은 아버지가 쓴 수필이다.
나는 예수의 중독자가 되어야 하겠다.
술 중독자는 술로만 살다가 술로 인해 죽게 되는 것이고
아편 중독자는 아편으로 살다가 아편으로 인해 죽게 되나니
우리도 예수로 살다가 예수로 인해 죽자
우리의 전 생활과 생명을 주님을 위해 살면
주같이 부활 된다
주의 종이니 주만 위해 일하는 자 되고
내 일 되게 하지 말자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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