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로 침투하는 동방번개

현대종교 2017.03.27 14:01 입력

 

동방번개(전능하신 하나님 교회, 양향빈)가 교회에 침투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큰 피해 사례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보여준 동방번개의 폭력성과 무법함을 고려할 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동방번개는 어떤 단체인가

동방번개는 “번개가 동편에서 나서 서편까지 번쩍임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마24:27)는 말씀을 근거로 예수님이 동방에서 번개처럼 재림하신다고 주장해 붙여진 이름이다. 전능하신하나님 교회, 전능신교, 칠영파, 이차구주파 등 다양한 이름을 사용한다. 그들의 재림 여자 그리스도는 양향빈이고 그녀를 앞세운 창교자는 조유산(짜오웨이샨)이다. 교세는 300만 명 이상으로 알려진다.

▲ 동방번개의 창교자 조유산(좌)과 동방번개의 여그리스도 양향빈(우)

동방번개는 과격하고 폭력적인 모습을 수차례 노출해 문제가 됐다. 지난 2014년 5월, 포교를 거부하는 여성을 구타해 사망케 한 사건이 중국 산둥성 맥도날드 매장에서 벌어졌다.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동방번개를 비판한 삼자교회 목회자 테러, 조선족 지도자 납치 감금 등의 사건이 종종 일어났다. 중국의 한 선교사는 “2001년 안후이성(安徽省)에서는 포교를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의 팔, 다리를 끊고 귀를 자르거나 눈을 팠던 일도 있다”고 전했다.

한국으로 넘어오다

충격적인 피해사례를 양산해온 동방번개가 한국에서 자신들을 드러내고 활동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13년 초부터다. 1월부터 4월까지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라는 이름으로 중앙일간지와 각종 언론에 대대적으로 광고를 냈다. 광고비만 수십억 원 이상 지출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구로구에 처음 자리를 잡았고, 2013년 가을부터 길거리에서 포교하는 신도들이 목격됐다. 현재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화동삽교로 60-30(구 유토피아유스호스텔)을 매입해 700여 명이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 YTN에 따르면 동방번개 신도들의 집단생활과 포교활동에 불안과 불만이 커진 횡성지역 주민들이 공공기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중국 신문에 기재된 동방번개 관련 만화. 돈을 왜 가져가냐는 남편의 말에 말세가 왔으니

더 좋은 일을 위해 제물을 바치자고 하는 아내

이들은 왜 한국으로 넘어왔을까? 중국은 지난 2012년 가을, 18대 중국공산당대회를 앞두고 사회 정화활동을 목적으로 사이비종교 소탕 작업을 했다. 체제 저항적인 동방번개는 숙청대상 1호였다. 그해 12월에는 동방번개 신도 400여 명이 체포됐다. 지속적인 압박을 받던 신도들은 타국으로 몸을 피했다. 종교에 있어서 관대한 한국이 거점으로 적절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신천지와 유사한 포교수법

동방번개가 서서히 교회에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동방번개 신도들이 교회에 들어왔었다는 제보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동방번개의 포교방법이 한국교회에 큰 피해를 준 신천지와 유사하다는 점이다.

『중국교회 이단 동방번개』(도서출판 목양, 김종구)에는 동방번개의 사업핸드북에 담긴 포교전략과 세칙들을 기록하고 있다. 사업핸드북은 1부 내부 파악에 관한 세칙, 2부 포교를 위하여 길을 펴는 일, 사전 공장에 관한 세칙으로 나누어 행동 지침이 소개된다.

‘내부정탐’은 교회 내부에 침입하여 호감과 신임을 얻어 교회의 교파, 교세, 인도자와 구성원들에 대한 세부 정보를 파악하는 일이다. 교회의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다. 내부정탐은 그 대상 및 범위를 정하고 있다.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 지금도 계시를 받는다고 하는 사람, 신체적으로 심각한 장애를 가진 사람, 삼자교회 또는 삼자교회에 속해 있지는 않지만 직·간접으로 삼자 교회와 연결된 사람 등은 접촉 금지 대상자다.

‘사전공작’은 친밀한 관계 형성 후 관념을 돌리도록 진리를 말하는 단계다. 쉽게 말하면, 성도들이 가진 성경에 대한 개념을 혼란하게 해서 자신들의 교리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사전공작이 없으면 목표를 이룰 수 없다고 할 만큼 이 단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사전공작에 나서는 신도들은 말세에 대한 예언과 성경구절에 대한 지식을 갖춰야 하고 임기응변 능력과 상대방의 심리를 장악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다투는 말투가 아닌 교제하는 말투로 사람의 형편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조급해서는 안 된다 ▲우리들이 사용하는 영적인 용어들을 너무 많이 말해서는 안 된다 ▲삼위일체를 부인하지 않고, 하나님의 성별을 말하지 말아야 한다 ▲신원이 완전히 파악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주소를 주어야 한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한국으로 넘어와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간 동방번개. 교묘한 포교수법에 폭력성까지 더한 이 단체로 인한 끔찍한 피해사례가 나오기 전에, 정부 차원의 예방책이 필요하다.

조믿음 기자 jogog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