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천일국은 없었다!

2020.03.13 03:01

김반석 조회 수:

통일교 천일국은 없었다!

문선명 탄생 100주년과 함께 드러난 모순

  선지자선교회

현대종교 | 조민기 기자 5b2f90@naver.com

2020.03.09 11:01 입력

 

통일교 천일국은 없었다1.jpg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진행된 천지인참부모 성탄 100주년 천주성혼 60주년행사

 

문선명, 지상천국 꿈꾸며 기원절과 천일국 기획했지만 사망

천일국 이룩하고 완성하겠다며 통일교 이끌어온 한학자 ··· 실질적 결과물 없어

통일교 대표 자리 놓고 어머니와 아들 간의 비윤리적 싸움 계속 이어질 것

 

허황된 꿈이었다. 통일교(총재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창시자 문선명이 태어난 지 100년째인 올해도 달라진 건 없었다. 2013기원절행사를 기점으로 통일 왕국인 천주평화통일국(天宙平和統一國, 천일국)’이 시작되고, 2020년에 완성된다고 했지만 제자리다. 그날이 오면 전 세계가 통일교 앞에 무릎 꿇을 것이라 선포했지만 도리어 교세가 축소되었다. 신도들은 당면한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위태롭기만 한 통일교의 실태를 자각하고 있을까.

 

실패한 문선명, 기원절, 천일국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었기 때문에 육적 구속사업이 실패했고, 이를 매듭짓기 위해 문선명이 재림주로 왔다. 통일교의 핵심 교리다. 메시아를 자처해온 문씨는 예수가 이루지 못한 지상 천국 새로운 에덴 공동체를 기획한다. 이러한 사상에서 빚어진 것이 천일국과 기원절이다. 실제로 문씨는 2001113일에 열린 하나님왕권즉위식행사를 통해, 천일국과 그 시작을 알리는 기원절을 2013년 음력 113일로 선포한다. 기원절은 문선명씨가 구세주로 사명을 다하고 하나님께 이를 보고하는 날이다. 즉 기원절은 천일국의 시작이자, 문씨가 천일국의 왕으로 등극하는 날인 셈이다. 그러나 문선명은 기원절을 한 해 앞둔 201293일에 사망한다.

 

통일교 천일국은 없었다2.jpg

 

통일교 총재 한학자

      

 

한학자, 기원절 단독 진행

 

문선명이 사망하자 아내 한학자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교리부터 재정비했다. 문씨가 사망하고 보름이 채 지나지 않은 917, 통일교 언론사 세계일보참어머니 메시아론이라는 제하의 글을 게재했다. 글에는 통일교 신학에서 재림 예수와 함께 참부모의 메시아 역할을 담당할 실체적인 성령 곧 실체 성신을 하나님의 여성 격으로서, 하나님의 성녀이며 타락인간의 중생을 위한 참어머니 메시아라고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한학자 역시 신도들에게 하나님이라고 기도할 때는 하늘부모님이라고 바꿔야 한다. 기도할 때 제일 먼저 나오는 단어가 하늘부모님, 그다음에 사랑하는 천지인참부모님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학자는 자연스럽게 문선명의 권력과 신성을 본인에게도 적용시켰다. 이후 한학자는 중단 없는 전진을 외치며 통일교의 핵심 사상이 담긴 천일국과 기원절에 대한 지시를 내린다. 문선명이 죽기 전까지 심혈을 기울여온 사업을 본인이 이어받음으로써, 통일교 수장에 대한 명분과 당위성을 쥐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학자는 2013222(음력 113)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문선명 없는 천지인참부모님 천일국 즉위식 및 천일국 기원절 입적 축복식을 치렀다. 통일교 측은 문선명이 전 세계를 통일교 지도 아래 두겠다고 기획한 취지에 맞게 첫 기원절 행사에 영계 대표, 2세 축복가정(합동결혼식을 통해 맺어진 가정), 한국 · 미국 · 일본 대표, 세계 6개 주요 종교 대표(유대교, 기독교, 힌두교, 불교, 유교, 이슬람교) 세계 194개국 대표 등 전 세계 각지의 대표자를 자체적으로 세워 경배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통일교 천일국은 없었다3.jpg

 

기원절을 독생녀 혼자 하나님께 바칠 수 없다고 밝힌 문선명 (출처: 유튜브)

 

 

문선명 없는 기원절? ··· 통일교 교리와 모순

 

한씨는 기원절을 발판 삼아 통일교를 세계종교로 발NanumGothic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씨는 통일교 고위 관계자들에게, “2020 해에 아버님 100세 되시는 해에 명실공히 말만이 아닌 실체로 이 나라를 하나님의 조국으로 하늘 조국으로 세워 드리자고 전했다. 통일교 역시 한씨의 뜻에 맞춰 신도들에게 비전 2020”이란 제하의 장기적 계획을 제시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통일교는 “2020년까지 교리를 가다듬고 조직도 재정비해 명실상부한 세계종교로 도약하겠다며 현재(2013) 194개국 300만 명인 교인 수를 늘려 2020년에는 1000만 시대를 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

 

문제는 한학자의 행보엔 결정적인 모순이 있었다. 문선명은 2007426일 설교에서, 본인 없이 기원절을 하나님께 바칠 수 없다고 했다. 문선명 없는 기원절과 천일국은 출발 자체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요지다. 즉 한씨는 행사의 외형적인 부분은 잘 포장했지만, 모든 것이 통일교의 정통 교리엔 어긋났다.

 

당초 이러한 문제로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문선명은 사망하기 전 7남 문형진에게 실권을 넘겨줬었다. 그러나 한학자는 아들을 내치고 본인이 문선명과 동등한 위치에 올라서 강행군을 이어갔다. 7남을 포함한 3남 문현진 4남 문국진 등 남아있는 자녀들이 한학자의 행보에 우려와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었다. 그런데도 한학자는 통일교 실권을 내려놓지 않고 이어갔다. 한학자의 욕심도 있었겠지만, 후계자로 선정되었던 문형진이 교권을 잡게되면서 생겨날 구조조정을 고위 관계자들도 원치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비전 2020, 무엇이 달라졌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한학자가 이끄는 통일교가 2020년을 맞았다. 7년이 지난 지금의 통일교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표면적 변화로는 신도 수의 감소, 건축물 증가, 다양한 장학사업 시행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문선명 사망 이후 교리를 변개 및 수정하면서까지 한씨를 문씨와 동격으로 세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신도가 다수 있었다. 문씨가 생전에 차기 후계자로 문형진을 세워놓았기 때문이다. 정통 교리를 고수하던 신도들이 문형진 통일교로 넘어가거나 통일교 자체를 떠났다. 하지만 한학자는 남아있는 신도들에게 문선명이 생전에 그려온 비전을 제시하며 헌금을 걷고 각종 장학사업 및 건축에 힘을 쏟았다. 남아있는 신도들과 한학자가 일구어낸 열매가, 비전 2020 천지인참부모 성탄 100주년 및 천주성혼 60주년행사다. 천일국을 시작한 지 7주년이 되는 날이면서, 천일국이 완성되는 날이다.

 

신도들은 이것 하나 믿고 달려왔다. 한학자 역시 이 행사에서 모든 것을 보여줘야만 했다. 문선명이 그려왔던 천일국을 완성시켜야지만 본인의 입지에 대한 정당성을 확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통일교 고위 관계자도, 한학자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통일교는 행사를 한 달 정도 앞두고 언론 보도는 물론이고, 공영방송 광고에 이어 각종 모바일 매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행사를 홍보했다. 천일국 완성과 함께 통일교가 세상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외쳐 온 만큼 통일교는 수많은 참가자들이 필요했다.

 

통일교 천일국은 없었다4.jpg

 

선학평화상 특별상을 수상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출처: 세계일보)

 

 

기승전 한학자 신격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 선학평화상 특별상 수상 논란

 

통일교는 기획했던 대로 22~7월드 서밋 2020(World Summit 2020)’ 행사를 개최했다. 위 기간 동안 공생 · 공영 · 공의를 위한 세계평화컨퍼런스 월드 서미트 2020 총회 4회 선학평화상 시상식 2020 효정 천주축복식 세계평화정상연합(ISCP) 총회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 총회 세계평화종교인연합(IAPD) 총회 세계평화언론인대회 세계평화경제인대회 세계평화학술대회 등 30여 개의 주요 행사를 일산 킨텍스와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진행했다. 행사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성행했던 터라 마스크를 착용한 참가자들이 다수 있었다.

 

25일에 진행된 선학평화상 시상식에선 루터교세계연맹(LWF) 의장을 역임한 무닙 A. 유난(Munib A. Younan) 루터교 주교가 수상했다. 설립자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상으로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수상했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50만 달러의 상금과 메달이 수여됐다. 두 사람의 수상은 세간에 논란이 되었다. 기독교 이단 그리고 사이비 종교로 불리는 단체로부터 수상한다는 것이, 기독교 지도자와 공인으로서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난 주교의 수상에 대해 LWF 측은 무닙 유난 주교가 25일 선학평화상을 수상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이 상은 통일교 설립자인 문선명의 유산을 기리기 위해 제정되었다. 우리는 유난 주교가 2010~2017년간 교단의 의장으로 지낸 점을 고려해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그러나) 유난 주교가 교단의 대표로서가 아닌 개인의 자격으로 이 상을 받겠다고 알려왔다고 공문을 통해 해명했다.

 

26~8일 기간에는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천지인참부모 성탄 100주년 천주성혼 60주년이란 제하의 기원절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의 핵심은 한학자 신격화였다. 문선명을 대신한 한학자가 천일국을 시작하고 완성하는 단계에 올라섰으니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통일교는 행사 중간중간마다 한씨의 노고를 언급하고 박수를 보냈다. 행사 때 진행한 뮤지컬에서는 한학자가 문선명과 동일한 위치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 행사와 맞물려 개편한 통일교 공식 홈페이지 창시자 소개코너에도, 문선명과 한학자의 이름을 함께 올렸다.

 

한학자 신격화 교리에 대한 마침표는 찍었지만, 7년을 준비해 천일국을 완성했다는 의미로서 이번 행사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당초 목표로 세웠던 1000만 신도는 채우지 못했고, 세상의 중심이 되는 종교로 성장하지도 않았다. 지상 천국을 이루고 만국을 다스리는 위치에 올라서지도 못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받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문선명 한학자 부부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은 것 외에 내세울 것이 없었다.

 

 

통일교 천일국은 없었다5.jpg

 

독자적으로 통일교를 이끌어가고 있는 문형진 (출처: 유튜브)

 

 

통일교는 이대로 끝나는가?

 

사망한 문선명의 기원절 바통을 한학자가 받아 달려왔지만 실패했다. 아무런 열매도 결실도 없었다. 그렇다고 통일교 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문선명이 사망하기 전 후계자로 지목한 7남 문형진이 4남 문국진과 함께 독자적 통일교를 구축해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3남 문현진 역시 대외적으로는 통일교와 무관한 평화 운동가를 자처하지만, 활동의 뿌리와 사상적 배경에 통일교 색채가 분명하게 녹아있다. 한학자 역시 천일국 완성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통일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기조를 고려할 때 통일교 대표를 자처하는 어머니와 두 아들의 삼파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실패한 예수를 주창하며 통일교를 창시한 문선명. 메시아를 자처했지만, 평생 외쳐왔던 지상 천국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본인의 건강 악화와 자녀들 간의 세력 다툼을 고려해 후계자를 세워뒀지만, 남은 것은 혼돈의 통일교뿐이다. 문선명이 사망한 지 만으로 8년을 바라보고 있다. 그간 약진한 통일교의 모습은 없었다. 그저 문선명이 일궈놓은 시스템을 본인들 입맛에 맞게 리모델링 후 재활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애당초 기원절도 천일국도 이룰 수 없는 허황된 꿈이었다. 이제는 통일교 신도들도 이러한 현실을 깨달을 때가 되지 않았을까.

 

- 저작권자 (C) 월간 현대종교(hdjongkyo.co.kr), 영리 목적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2023.11.21-481 선지자 2023.12.01
공지 교단 총회의 이단 결의(1915∼2023) 선지자 2023.12.01
공지 (현대종교) 한국교단 이단결의 (2022년도) 선지자 2022.12.19
공지 이단의 교리 목록과 사이비교의 교리 목록 김반석 2022.11.10
공지 (현대종교) 이단 사이비교 주요교단 결의내용 (2021년) 선지자 2021.02.23
공지 (현대종교) 이단(옹호)언론 김반석 2020.05.17
공지 (현대종교) 이단 사이비교 한국교단 결의내용 (1915-2019) 선지자 2020.02.05
공지 (현대종교) 이단 사이비 한국교단 결의목록 (2015-2018) 선지자 2019.01.18
공지 (현대종교) 이단 사이비 한국교단 결의내용 (1915-2016) 선지자 2017.03.23
공지 (현대종교) 이단 사이비 한국교단 결의목록 (1915-2015) 선지자 2016.09.18
공지 (교회와신앙) 주요교단 이단 관련 총회 결의 목록 (2014년) 선지자 2014.10.25
공지 (미주이대위) 정통교단들이 공식발표한 이단 및 단체목록 김반석 2013.06.12
공지 (현대종교) 이단 사이비 한국교단 결의목록 (1915-2011) 김반석 2012.05.18
공지 (교회와신앙) 주요교단 이단 관련 총회 결의목록 (2011) 김반석 2012.05.18
446 신천지 간부로 활동한 탈퇴자 이야기 file 선지자 2020.04.29
445 “동성애 인권 외치고 북한 인권은 외면하는 NCCK” file 김반석 2020.04.23
444 대구경북 소상공인 신천지 상대 집단 소송 file 선지자 2020.04.15
443 정원식 전 총리 별세, 박윤식 씨와의 관계 오점 남겨.. file 선지자 2020.04.15
442 여호와의 증인, ‘손’을 내밀다 file 선지자 2020.04.11
441 버스에 부착된 신천지 광고는 ‘불법’ file 선지자 2020.04.09
440 통일교, “하늘부모님 교단”으로 명칭 변경 file 선지자 2020.04.08
439 장재형 측, 이지희 기자의 경범죄론을 반박한다 file 선지자 2020.04.08
438 신천지와 20대 ④ - 탈출] 무릎 꿇은 엄마, 딸을 업은 아빠... 그들의 '약속' file 선지자 2020.04.03
437 [신천지와 20대 ③ - 그물] 그들의 당부 ‘절대로 개인 정보 넘기지 말라’ file 선지자 2020.04.01
436 [신천지와 20대 ② - 위로] 그들이 '자기 효능감'에 빠지는 이유 file 선지자 2020.04.01
435 [신천지와 20대 ① - 중독] 새내기 대학생은 어떻게 신천지에 빠졌나 file 선지자 2020.04.01
434 신천지 탈퇴자 ‘전도 압박 심해 성행위 포섭도 있어’ file 선지자 2020.03.31
433 서울시, 신천지 법인 설립허가 취소 결정 file 선지자 2020.03.27
432 총신대 이상원 교수 징계제청 철회하라! file 김반석 2020.03.20
431 사이비 종교의 위장포교“무엇”을 노릴까? 편 file 선지자 2020.03.19
430 모르면 빠지는 길거리 이단 분별법 file 선지자 2020.03.16
429 이단을 예방하는 7가지 방법 file 선지자 2020.03.16
» 통일교 천일국은 없었다! file 김반석 2020.03.13
427 신천지 피해자 “내 청춘을 돌려줘라” file 김반석 2020.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