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문학의 제기와 좌익문학의 전개

1927년 장제스(蔣介石)에 의한 '4·12' 쿠데타 이후 국민당과 공산당의 연합전선이 결렬되고 난 뒤부터 1936년까지의 시기는 신문화운동의 성과가 한층 심화되면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는 양상을 보인다. '5·4 신문화운동'이 낡은 것과 새 것, 동과 서의 긴장구도에 의해 유지되고 있었다면, 이 시기의 문학사는 좌와 우의 긴장구도에 의해 전개된다. 이 시기의 가장 큰 사건은 뭐니뭐니 해도 '문학혁명'에서 '혁명문학'에로의 전환이요 좌익문학의 발흥과 이에 따른 좌우익간의 치열한 논쟁이다.
선지자선교회
1928-29년간에 일본 유학생을 주축으로 하는 창조사 3기 멤버들에 의해 제기된 이른바 '혁명문학논쟁'은 문학이 현실혁명에 복무할 수 있다는, 다시 말해 현실혁명의 '톱니바퀴와 나사못'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이 구체화된 것이다. 먼저 청팡우(成仿吾), 리추리(李初梨), 펑캉(彭康) 등 창조사 3기 멤버와 장광츠(蔣光慈), 쳰싱춘(錢杏邨) 등 태양사(太陽社) 멤버간에 혁명문학의 주도권을 두고 한바탕 논쟁이 벌어지고, 이어서 이 두 그룹이 각기 혁명문학 진영이라는 이름으로 중견작가 루쉰, 마오둔(茅盾)을 부르주아 작가로 매도하고, 이에 다시 루쉰과 마오둔이 혁명문학 진영의 관념적 과격성을 문제삼는 형국으로 진행된 이 논쟁은, 결국 이런 식의 소모적 논쟁이 '혁명에 불리'하다는 공산당의 판단에 따라 '동반작가'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선에서 종결되었다. 하지만, 이 논쟁이 이후의 문학운동에 끼친 규정력은 실로 지대한 것이었다. 이 논쟁을 통해 현실주의(realism)는 창작방법의 주류를 이루게 되었고, 또 이 논쟁의 결과 연합전선의 형태로 비합법 단체 좌익작가연맹(左翼作家聯盟)이 결성(1930)되기에 이른다.

1935년 좌익운동의 정세에 따라 생산적으로 해산하기까지 좌익작가연맹의 활동은 크게 두 방향으로 분류될 수 있다. 그 하나는 일련의 문화 전략과 대중화 기획이었고, 다른 하나는 중도파와 우익간의 이념논쟁이었다. 전자가 문예 대중화 논쟁, 대중어 논쟁 등의 형태로 나타났는가 하면, 후자는 국민당의 정치적 입장을 문학적으로 대변하고 나선 신월파, '민족주의 문학'파와의 논쟁, 스스로 좌우익의 구분을 초월해 있다고 자처하는 '자유인', '제3종인'들과의 논쟁 등의 형태로 나타났다. 이들 논쟁에서 주요 쟁점이 된 것은, 전자의 경우 인민대중과 지식인의 관계였고 후자의 경우 문예와 정치의 관계, 보편적 인성과 계급성의 관계였다.

이러한 쟁점들은 기실 중국의 문학운동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좌익운동의 맥락에서 제기된 것이다. 다시 말해 중국의 좌익문학운동은 자발적인 요인 외에 세계 공산주의 운동 본부인 코민테른의 노선변화와 제3세계 지원전략에 강하게 규정되고 있었다. 1930년대 초반 전 세계적인 파시즘에 맞서 코민테른이 제기한 이른바 '반파쇼 인민전선'이나 독일의 소련 침공 이후 코민테른이 제기한 '국방문학' 등의 문제는 중국 좌익운동에도 그대로 재현되었지만, 1937년 7월 7일 '루거우차오(蘆溝橋) 사건'을 계기로 전면화된 일본과의 전쟁은 중국의 좌익문학운동으로 하여금 독자적인 노선을 마련하게 하는 계기를 가져다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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