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문학

'중국 고전 산문'은 중국문화의 총체성을 반영하는 문학양식으로서, 시(詩)와 더불어 '문필(文筆)'로 병칭되며 양대 문맥(文脈)을 형성하였다. 산문은 언제나 중국문화사의 주류적 지위를 누려왔기 때문에 '지류(支流)'로 칭해졌던 속문학(俗文學)과는 상대적인 위치에 있었고, 이런 차원에서 이를 서슴없이 중국의 문인층(지배계층이라 지칭해도 무방할 것이다)의 전유물, 즉 '아당문학(雅堂文學)'이라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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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산문은, 하은주(夏殷周) 삼대에서 춘추전국시대 사이에 기원하였다. 이 시기의 산문은 독립적인 작품으로 존재하지 않고 전적 속의 일부분으로, 주로 사상과 역사적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제자백가서와 『상서(尙書)』·『춘추(春秋)』·『전국책(戰國策)』 등 역사서가 주류를 이루었다. 초기 산문의 이러한 발생 배경의 영향으로, 후대 중국산문이 입언(立言)과 기사(紀事)의 전통을 가지게 되었다.

산문은 중국 고대문화사의 전환기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여 왔다. 서주(西周)의 종법적(宗法的) 지배이데올로기가 붕괴되고 춘추전국의 백화제방(百花齊放) 운동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운동의 핵심을 주도적으로 움직였던 것이 바로 제자산문(諸子散文)이었고, 한대(漢代)에 이르러 문학이 경학(經學)과 사학(史學)의 범주로부터 서서히 독립해 새로운 문화영역을 구축하는 추동력을 마련한 것도 사전산문(史傳散文)이었다. 또한 유미주의(唯美主義)로 부화(浮華)해진 위진남북조의 문풍(文風)을 일신하고, 소박한 풍격과 풍부한 내용을 부여했던 것은 바로 당송(唐宋)시대 고문운동이었다.

그들이 고문운동을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려고 했던 '문도합일(文道合一)'이란 슬로건은, 단순히 변문(騈文)에 대한 문체 해방 운동일 뿐 아니라, 새로운 문인층의 형성과 그들이 문화 핵심집단으로 부상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또한 송대 이후, 서민문학이 발달하여 소설과 희곡 등이 새로운 문화적 주류로 부상하던 시기에도 산문의 담당층은 여전히 그 문화적 정체성을 굳건히 유지시켰다. 이 과정에서 한유(韓愈), 유종원(柳宗元), 구양수(歐陽修), 왕안석(王安石), 소순(蘇洵), 소식(蘇軾), 소철(蘇轍), 증공(曾鞏) 등 이른바 '당송팔대가'를 배출하게 되었다.

명대(明代) 이후, 산문은 문화적 굴곡에 따라 복고(復古)와 반복고(反復古), 모방과 반모방 논쟁을 벌이며 문화적 실세임을 자임하였다. 중세사회로부터 근대로 전환되는 이행기에 이르면, 산문은 청말(淸末) 동성파(桐城派)와 만나 화려하게 꽃을 피운 뒤 처절한 낙화(落華)의 운명을 맞이한다. 산문은 초기에 종교와 철학을 담지하는 중요한 기제로 출발하였고, 이후 오랫 동안 '문사철'이라는 하나의 통합 시스템 속에 혼재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점점 통치집단의 정치이념을 담아내는 형식으로 전환되었는데, '경국지문(經國之文)'을 표방하며 철학이나 사학으로부터 분리되는 길을 걷게 된다. 문인층(사대부)이 형성되면서 산문은 한편으로는 그들 개인의 낭만적 감성과 냉철한 현실인식을 반영하는 중요한 문학형식이 되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중국 고대 산문은 지배문화의 총체성을 반영하는 한편 개별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표현하는 두 갈래 방향으로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역대 유명한 산문은 감성(感性)과 이성(理性)이 상호 팽팽한 긴장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산문은 당송산문이 중심 축을 이루고 있고, 그 중심 운동의 근원적 논리를 선진 양한 산문에서 찾을 수 있으며, 그 중심의 유변(流變)은 명청 산문에서 발견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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