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가 두드러진 언어이다.

주제는 대화를 나누는 쌍방인 화자와 청자가 현재 화젯거리로 삼고 있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살펴보자.
선지자선교회
① 红楼梦我读过了。(홍루몽은 내가 읽은 적이 있지.)
② 他肚子饿了。(그는 배가 고팠어.)
③ 婚姻的事情我自己做主。(결혼은 제가 알아서 하겠어요.)

①은 중국의 소설에 대해 강의를 하는 중에 '红楼梦'을 화젯거리로 삼아 대화를 나누는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고, ②는 식당에서 허겁지겁 밥을 먹고 있는 '他'를 화젯거리로 삼아 대화를 나누는 상황으로, ③은 아버지와 아들이 '婚姻的事情'을 화젯거리로 삼아 대화를 나누는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서 화젯거리로 삼는다는 것은 그 화젯거리에 대해서 청자도 알고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만약 청자가 '红楼梦', '他', '婚姻的事情'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화자가 어떻게 그것들을 화젯거리로 삼아서 대화를 나눌 수 있겠는가! 대화 쌍방이 알고 있는 내용이 화젯거리가 될 수 있으며, 그래야만 의사소통이 순조로울 수 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이런 화젯거리가 말을 할 때 맨 앞에 출현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맨 앞이라는 위치를 이용하여 바로 이 화젯거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는 화자의 의도를 강조하고 돋보이게 하기 위한 배려이다.

이상의 사실은, 대화할 때 화자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요소를 제일 먼저 내뱉을 수 있도록 한다. 즉 화젯거리인 주제를 먼저 말하고 나서, 이어서 그 주제가 어떠어떠하다고 말하는 방식이 중국어에서 매우 두드러진다는 말이다. 이러한 중국어의 특징 역시 '대충 말해도 의사소통이 된다'는 인식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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