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우상-주공의 주(周)나라

상나라를 멸망시킨 주나라 무왕은 아버지를 문왕으로 추대하고 자신이 천명을 받들어 천자가 되었음을 선포하였다. 천하를 통일한 후 그는 도읍을 호(鎬)로 옮기니 이곳이 바로 서주의 수도 호경(鎬京)이다. 그는 이어 공신과 친족들에게 그 공에 따라 상을 내리고 봉토를 주어 그곳에서 살게 하였다. 예를 들면 태공망 여상에게는 제(齊)나라를, 동생인 주공(周公) 단(旦)1)에게는 노(魯)나라를 봉토로 주었다. 이것이 바로 주나라의 봉건제도이다. 봉건제도란 나라의 영토를 왕이 직접 통치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으로 나누어 왕이 통치하지 않는 나머지 영토를 친족과 공신에게 나누어주던 제도이다. 토지를 받은 제후는 왕실에 공물을 바치며 전쟁이 일어났을 때는 군대를 파견하여 도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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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도는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으로 나타나는데, 지배계층으로는 천자(天子), 공후백자남(公侯伯子男)으로 나뉘고 제후국에서는 군(君), 경(卿), 대부(大夫), 상사(上士), 중사(中士), 하사(下士)로 나뉘어졌으며, 피지배계층은 서민과 노예였다. 이 봉건제의 근간은 종법제도(宗法制度)이다. 종법제란 종족을 대종과 소종으로 나누어 대종인 정실의 맏아들에게 왕위를 계승시키는 제도이다. 이것은 다시 각 제후국에서도 적용되었다. 제후국 안에서는 제후의 본처가 낳은 장남이 대종이 되어 제후 자리를 세습하였으며 나머지 아들들은 대부가 되었는데 이 대부는 제후의 소종이지만 자신들의 식읍 안에서는 대종이 되어 그 식읍을 세습받았다. 주 무왕과 무왕을 도와 주나라의 기틀을 세운 사람은 태공망(太公望) 여상(呂尙)이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가 낚시꾼을 부를 때 일컫는 강태공이다. 강태공에 얽힌 유명한 일화가 전해지는 데 바로 '땅에 쏟은 물은 다시 대야에 거두어 들일 수 없다(覆水難收)'라는 말이다. 강태공은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하여 공부만 하고 집안 일에는 도무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리하여 살림살이가 너무 어렵게 되자 그의 아내는 마침내 달아나고 말았다. 위수 가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강태공은 후에 주 문왕으로 추대된 서백(西伯, 서쪽 땅의 우두머리)에 의해 등용된 후, 문왕과 무왕을 보좌하면서 상나라를 멸망시키고 주나라의 기틀을 세웠다. 그 공로로 그는 무왕에게서 제(齊) 땅을 봉토로 받고 고향인 제나라의 제후로 부임하던 중 초라한 늙은 여인을 만나게 되었다. 그녀가 바로 달아난 아내였다. 그 아내는 금의환향하는 남편에게 다가와서 옛 정을 생각해서 다시 아내로 맞아달라고 간청했다. 그 때 강태공은 물을 대야에 담아오게 한 뒤 땅바닥에 물을 쏟고는 그녀에게 다시 담아보라고 하면서, 한번 엎질러진 물이 다시 그릇으로 돌아올 수 없듯이 한번 끊어진 인연도 다시 맺을 수 없다고 말하고 가던 길을 재촉했다고 한다.

주나라는 태평스런 성왕, 강왕의 흥성시기를 거친 후 유왕에 이르러서는 혼란에 빠진다. 그는 미녀 포사(褒姒)에게 빠져 태자를 폐하고 포사의 아들인 백복(伯服)을 태자로 삼았다. 포사는 웃음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였는데 유왕은 그녀의 웃는 모습을 보려고 비단을 찢는 소리를 내게 하기도 하고 자주 봉화를 올려 제후와 병사들이 모이게 하였다. 그러나 정작 반란군이 쳐들어 왔을 때는 구원하러 오는 자가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신후족과 견융족의 반란으로 살해되고 신후족에 의해 원래 태자였던 의구가 왕위를 잇게 되니 그가 바로 평왕(平王)이다. 그러나 물러갔던 견융족이 계속 변방을 침공하고 호경을 위협하자 평왕은 도읍을 낙양(洛陽)으로 옮겼다. 이 때부터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할 때까지의 시대를 동주(東周) 시대라 하고 그 이전을 서주(西周) 시대라고 한다.

각주

  1. 1단(旦): 주공 단은 원래 식읍이 '주(周, 지금의 섬서성(陝西省) 기산(岐山)의 북쪽에 위치)'였기에 '주공'이라고 불리웠다. 주나라 건국 후에는 '노(魯)'를 봉토로 받았으며, 주공은 어린 조카인 성왕(成王)을 대신하여 7년간 섭정하면서 나라와 백성을 다스리는 근간이 되는 '예악제도(禮樂制度)'를 완성하였다. 이에 후대의 공자(孔子)는 서주(西周)의 문물을 칭송하였으며, 꿈속에서조차 주공(周公)을 그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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