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국인 문화) 39. 전주

2014.08.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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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 轉注 ]

전주자에 대해서는 역대로 의견이 분분하다. 여기서는 그 가운데 분화자와 파생자의 생성 경로로서의 전주자를 설명한 설에 대해서만 언급하기로 한다. 이에 속하는 전주자는 모두 한 글자가 두 가지 직무를 담당하고 있어서 문자 고유의 기능인 변별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문자는 바로 언어를 기록하는 부호이자 도구이다. 문자의 가장 큰 기능인 언어의 정확한 표현과 기록을 위해서는 문자의 변별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가차의나 인신의를 지니고 있는 글자의 다중 배역을 해결하고 문자 고유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글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적용된 원칙이 바로 전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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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取'는 『說文』에서 '捕取也'라고 하여 '각종 사물을 취한다'의 뜻으로 쓰였으나 뒤에 '아내를 취한다'는 인신의로도 쓰였다. 이에 '女' 편방을 덧보태어 '娶'자를 새로 만들어 '取'의 뜻 가운데 하나를 담당하게 한 것이다. 이는 언어의 파생으로 인하여 원래 글자에다 형부를 덧붙인 것이다. 또 '其'는 원래 '키'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지만, 후에 가차되어 '그'라는 지시대명사로 쓰였다. 이런 경우 흔히 가차의(假借義)가 본의(本義)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은데, 본의를 강화하기 위하여 '키'의 구성 재료인 '竹'(대나무)을 덧붙여 '箕'자를 만들어 '키'를 표시하는 단어의 전용자로 사용하고, '其'는 '키'라는 본의 대신 '그'라는 지시대명사로 사용되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전주는 '모체가 되는 기존의 글자'에 뜻을 표시하는 편방을 부가하여 새로운 글자를 생성시키는 과정에서 적용된 원칙이며, 그 종류는 '본의가 가차의에 빼앗긴 경우 형부를 더하여 구별한 것'과 '기존의 글자가 담당하는 자의(字義)가 많아서 형부를 덧보태어 역할 분담을 한 것' 등 두 가지가 있다.

전주자는 글자가 다 만들어진 후의 표면적인 자형 결구로 보면 형부와 성부로 구성된 형성자와 같다. 그러나 생성의 과정을 관찰하면 전주자는 기존의 글자에 형부를 덧붙인 것이지만, 형성자는 형부와 성부가 동시에 결합되어 형체를 이룬 것이다. 이런 관계로 전주자는 후에 부가된 형부를 제거하여 원래 모습으로 환원되어도 최소한 기존의 가차의나 인신의를 나타낸다. 그러나 형성자는 어느 하나가 결핍되고서는 존재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