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자신들의 말을 언어의 차원보다는 문자의 차원에서 인식하려는 전통적인 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그들 문자체계의 독특성 때문일 것이다. 그들 문자인 한자는 탄생에서부터 여타의 문자와는 달랐다. 즉 한자는 언어를 그대로 옮겨 적을 수 있는 표음적 기호체계는 아니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어떤 사물의 형태나 특성을 형상화한 문자인 것이다. 중국의 언어, 특히 그 문자는 언제나 중국의 문화적 통일의 가장 유력한 상징물 가운데 하나였다. 중국어가 문화적·정치적 통일의 상징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에 적합하였던 것은 동일한 문자를 사용함으로써 가능했던 것이다.

중국인들은 이처럼 독특한 문자체계를 언어적으로 표기하려는 노력을 부단히 진행하였다. 한자 표음의 초창기에 주로 활용되던 동음자(同音字)를 이용한 직음(直音), 독약(讀若) 방식 외에도 동한말부터 사용된 반절(反切)의 표음방식은 음절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인식한 혁신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중화민국 성립이후 출현한 주음부호(注音符號, 한자의 획을 따서 만든 표기법)와 현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한어병음자모(漢語拼音字母, 영어 알파벳으로 한자의 발음을 표기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한자의 표음과 표준어 보급을 위해 많은 노력들이 경주되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