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국인 문화) 1. 서문

2014.08.2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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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작년 여름 매미소리로 무성하던 어느 오후, 중국 어문학에 종사하는 젊은 연구자 몇 사람이 상도동 한 연구실에 모였다. 책상 앞에는 당시 시중에 나와 있던 이십 여 권의 중국문화 관계 서적들이 쌓여 있었고, 이들 책의 목차와 체제를 검토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당시 대학 강단에서는 ‘중국문화개론’, ‘중국문화의 이해’ 혹은 ‘중국개황’이라는 이름의 과목들이 우후죽순처럼 개설되고 있었고, 학생들의 관심과 반응도 만만치가 않은 상태였다. 이날 이 검토 작업에 참가했던 이들은 대개 강단에서 이 과목을 담당하고 있거나 혹은 이 분야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보다 알차고 효율적인 교재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고, 이런 절실함이 다락원 출판사의 의욕적인 기획과 어우러져 이날의 자리가 마련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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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를 통해 향후 작업에 관련된 몇 가지 기본 방향에 관해 인식을 공유하게 되었다. 그것은 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 첫째 중국에 관한 구체적인 지식을 제공함과 동시에 체계적인 인식틀을 제공하는 방법론이 긴요하다는 것이었고, 둘째 대학 강단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재의 성격과 일반 교양도서의 성격을 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으며, 셋째 중국 관련 기획의 특징이 범위의 방대함에 있는 만큼 각 분야에 전문적인 소양을 가진 연구자들의 공통 작업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고, 넷째 기존의 대다수 책들이 결락하고 있거나 소홀히 취급하고 있는 당대 중국에 관한 내용을 강화함으로써 공부의 실감을 증폭시켜줄 필요가 있겠다는 것이었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한 한 시각 자료를 풍부하게 활용함으로써 공부의 효율성을 제고시켜 줄 필요가 있겠다는 것이었다.

이 책은 이와 같은 기본 방향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충족시켜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준비된 것이다. 개개 집필자들이 자신들의 관심 분야를 붙잡고 최선을 다했지만, 출판을 앞둔 마당에서 생각해보면 역시 ‘나름대로’란 말이 적절할 것 같다. 작업 과정에서 부딪친 어려움은 대개 공동 작업이라는 특수성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다섯 집필자들 간의 개성 어린 호흡과 숨결이 좌충우돌하는 경우가 빈번했고, 또 이것을 조절하느라 하릴없이 시간을 지체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동의 작업인 만큼 내용의 틀은 유기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각기 개성적인 글의 호흡과 숨결은 최대한 존중하자는 견해가 제기되어 결국 이 견해를 따랐다. 아무래도 실보다는 득이 더 많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장과 절이 바뀜에 따라 글의 리듬에 변화가 오는 경우가 있다면 대개 이런 사정에서 기인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구하고 싶다.

자그마한 책 하나를 내는 데도 많은 사람들을 수고롭게 만든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교정과 편집을 도맡아준 최준희 씨에게 감사를 드린다. 책을 만드는 일에 대한 그의 열의는 인상적이었다. 미술팀에게도 폐를 너무 많이 끼쳤다는 말을 전해야겠다. 중국 관계 책이란 것이 원래가 한자와 도안 때문에 어려움을 겪곤 하는데, 더구나 이 책의 경우 사진 자료가 적지 않아서 애로가 더 컸던 것으로 안다.

이 책은 다락원 출판사가 구상하고 있는 중국학 시리즈 기획의 한 대목으로 쓰여졌다. 아무쪼록 이 자그마한 책이 중국학 시리즈 기획의 발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울러 독자 여러분의 준엄한 질정을 기다린다.

[네이버 지식백과] 서문 (중국, 중국인 그리고 중국문화, 2011.3.3, 다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