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라는 이름

서해 너머에 있는 거대한 땅덩어리. 우리가 되놈이라 부르기도 했던 사람들이 사는 곳. 2020년에는 일본을 따라잡고 2050년까지는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나라. 한반도가 닭의 부리에 해당한다면, 이 부리로 먹여 살려야만 하는 닭의 몸뚱어리에 해당하는 나라. 우리는 지금 그곳을 중국이라 부른다. 그럼 중국은 언제부터 '중국(中國)'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것일까? 『훈민정음(訓民正音)』의 첫 구절 "나랏말 선지자선교회 미 듕귁에 달아(國之語音이 異乎中國야)"에 쓰인 '듕귁'이 지금의 '중국'이라는 이름과 같은 의미를 나타내는 것일까?

은(殷)의 갑골문(甲骨文)에 따르면, 중(中)은 깃발이 휘날리는 깃대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씨족사회이던 시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중앙부에 이 깃대를 꽂았기 때문에, '中'은 '중앙'이라는 의미를 나타내게 되었다. 그리고 국(國)은 창을 들고 지키는 영역을 뜻한다. 아직 국가라는 개념이 생기기 전이었으므로 지역(域)이나 성(城)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초기에는 중국이 '가운데 있는 지역'을 뜻했던 셈이다.

『시경(詩經)』과 『예기(禮記)』에 쓰인 중국은 주로 두 가지 의미를 나타낸다. 첫째는 수도라는 의미이고, 둘째는 한족(漢族)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한족이 세운 국가라는 의미이다. 당시 한족의 활동 범위가 황허(黃河) 중류 일대였으며, 동이(東夷)·서융(西戎)·남만(南蠻)·북적(北狄)이라는 사이(四夷)의 중간, 혹은 구주(九州)의 중앙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중국이라고 부른 것이다. 이후 진한(秦漢) 시기를 지나면서, 중국은 민족과 중원지역이라는 경계를 뛰어넘어 정권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었으니, 곧 '천자가 있는 지역'을 뜻하게 되었다. 『훈민정음』에서 중국을 황제가 있는 나라로 풀이한 것은 이런 맥락과 닿아 있다.

이상의 설명은, 예전에 중국이 국명이 아니라 일반명사로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 국명을 나타내는 고유명사로 '중국'을 사용하게 된 것은 1911년 신해혁명과 더불어 탄생한 중화민국(中華民國) 이후이다. 중화민국을 줄여서 '중국'이라 불렀기 때문이다. 대만에서는 현재까지 중화민국으로 부르고 있으며, 대륙은 1949년 이후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共和國)을 정식 국명으로 하고 있다. 어느 날부터인가 우리는 정치적인 논리에 휩싸여, 중국이라 부르던 대만을 '타이완(臺灣)'이라 부르고, 중공1)이라 부르던 대륙을 '중국(中國)'이라 부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여기서 살피는 중국 역시 대륙을 중심으로 서술하게 되었다.

중화인민공화국의 비자

중화인민공화국의 비자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은 1949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제1차 전체회의에서 정식으로 선언되었다.

위에서도 언급하였다시피 중국의 정식 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이고, 영문 표기는 People's Republic of China(약칭 PRC)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은 1949년 9월에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제1차 전체회의에서 선언되었으며, 이어서 10월 1일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천안문(天安門) 광장에서 "중국 인민은 일어섰다"고 선포함으로써, 공식적으로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을 대내외에 공표하였다. 국경절(國慶節)은 바로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제정된 것이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중국의 수도는 베이징이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2시간 남짓 날아가서 도착하는 공항이 바로 베이징의 동북 방면에 위치한 수도공항(首都機場)으로서, '베이징=수도'라는 등식을 가장 적절히 보여주고 있다.

오성홍기

오성홍기중국 오성홍기의 5개의 별은 중국공산당의 영도 아래 모든 중국인이 대동단결한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중국의 국기는 오성홍기(五星紅旗)이다. 가로 세로의 비율이 3 : 2인 직사각형 모양이며, 홍색 바탕에 5개의 황색 별이 그려져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서 홍색은 혁명을, 황색은 광명을 상징한다. 그리고 5개의 별 가운데 가장 큰 별은 중국공산당을 나타내며, 그것을 둘러싼 4개의 작은 별은 노동자, 농민, 도시소자산계급, 민족자산계급을 나타낸다. 즉 5개의 별은 중국공산당의 영도 아래 모든 중국인이 대동단결한다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혁명 열사들의 붉은 피로 세워진 중국을 모든 중국인이 단결하여 빛나는 미래로 가꾸어 나가자는 의미를 가진 오성홍기. 그래서인지 천안문 광장에서 거행되는 국기 게양식과 하강식에서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중국인들이 자주 목격된다.

중국의 국장

중국의 국장

홍색과 5개의 황색 별이 나타내는 상징성은 중국의 국장(國徽)에서도 보인다. 이 국장은 5개의 별빛을 받는 천안문 주위에 톱니바퀴와 곡식의 이삭이 둘려 있는 도안으로 되어 있다. 도안에서 천안문은 중화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의미하고, 톱니바퀴와 곡식의 이삭은 각각 노동자와 농민을 나타낸다.

중국의 국장은 인민대회당과 같은 주요 기관의 현관에서 발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까이로는 동전 뒷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중국의 국가는 의용군행진곡(義勇軍行進曲)이다. 이 노래는 1935년에 녜얼(聶耳)이 곡을 만들고 톈한(田漢)이 가사를 붙였는데, 당시 일본의 중국 침략에 대항하는 중국인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가사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起來! 不願做奴隸的人們!
일어나라! 노예되기 원치 않는 사람들이여!
把我們的血肉築成我們新的長城
우리의 피와 살로 새로운 장성을 쌓아가자
中華民族到了最危險的時候
지금 중화민족은 가장 위급한 상태
每個人們迫着發出最後的吼聲
모든 사람은 최후의 외침으로
起來! 起來! 起來!
일어나라! 일어나라! 일어나라!
我們萬衆一心, 冒着敵人的炮火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적의 포화를 무릅쓰고
前進! 冒着敵人的炮火
전진하자! 적의 포화를 무릅쓰고
前進! 前進! 前進! 進
전진! 전진! 전진! 전진!

각주

  1. 1중공: 이 명칭은 중국공산당의 약칭인데, 여기에는 중국 대륙의 국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인식이 내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