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64㎞의 황허(黃河)와 6,380㎞의 창장(長江)이 도도히 흐르고 있는 땅. 달에서 유일하게 보이는 건축물이라고 하는 6,000㎞의 만리장성이 있는 땅. 마오쩌둥 등이 홍군을 이끌고 10,000㎞의 대장정을 하였던 땅. 이런 수치로써 중국의 땅덩어리가 얼마나 큰지를 가늠할 수 있을까? 종횡무진으로 16개의 산맥과 24개의 강을 건넌 대장정이 미국 대륙을 2번 횡단하는 거리라고 하면 좀 감이 잡힐런지.

중국의 면적은 약 960만㎢이다. 이것은 한반도의 44배이며, 유럽전체 면적에 맞먹는 수치이다. 남북의 거리는 약 5,500㎞로서, 북위 8도 전후에 위치하는 남사군도(南沙群島)¹⁾가 남쪽의 경계이고, 북위 53도에 위치하는 헤이룽장(黑龍江)이 북쪽의 경계이다. 위도상 적도가 0도이고 북극이 90도이므로, 중국은 북위의 2분의 1인 45도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하얼빈(哈爾濱)에서 빙등제가 열리는 한겨울이더라도,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는 야자수 그늘 아래에서 한여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동서의 거리는 약 5,200㎞로서, 동쪽 경계인 헤이룽장과 우쑤리장(烏蘇里江)의 합류점이 동경 135도이고, 서쪽 경계인 파미르(帕米爾)고원이 동경 73도에 해당한다. 경도 15도마다 1시간의 시차가 생기므로, 중국의 동쪽 끝과 서쪽 끝은 4시간의 시차가 있는 셈이다. 우쑤리장 강변에 아침해가 떠오를 때, 파미르고원의 하늘에는 아직도 별이 반짝이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표준시는 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자치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베이징의 표준시를 적용하고 있다.

국경선은 동쪽의 북한에서 시작하여 시계 반대방향으로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키르키스탄, 타지키스탄, 아프카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네팔, 부탄을 거쳐, 남쪽의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에 이르기까지 무려 20,280㎞에 달한다. 그리고 해안선은 북한과의 접경지역인 압록강 하구에서부터 베트남과의 접경지역인 통킹만까지 이어져 있으며, 총길이는 대략 18,000㎞이다.

한편 면적 960만㎢의 중국은 지형상 산지가 33.33%, 고원이 26.04%, 구릉이 9.9%, 분지가 18.75%, 평원이 11.98%로 이루어져 있어서, 산악 지대가 전국토 면적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8,000m가 넘는 세계의 12개 산봉우리 중 7개가 중국에 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약 70%의 현(縣)급 행정단위가 산악 지대에 위치한다는 사실은 중국의 산악지형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지형의 단면도(북위32℃)

이러한 중국 지형의 가장 큰 특징은 서고동저(西高東低)로서, 앞의 그림처럼 서쪽에서 동쪽으로 갈수록 점차 낮아지는 4단계의 계단 모양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1단계는 칭짱(靑藏)고원을 대표로 하는 평균 해발 4,000m이상의 지역으로서, 서남쪽에는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히말라야산맥이 놓여 있고, 주변으로 쿤룬산(崑崙山)·치롄산(祈連山)·룽먼산(龍門山)·다량산(大凉山)이 둘러싸고 있다. 제2단계는 해발 1,000~2,000m인 지역으로서, 네이멍구(內蒙古)고원·황투(黃土)고원·윈구이(雲貴)고원과 타리무(塔里木)분지·준가얼(準噶爾)분지·투루판(吐魯番)분지·쓰촨(四川)분지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제2단계의 동쪽인 다싱안링(大興安嶺)·타이항산(太行山)·우산(巫山)·쉐펑산(雪峰山) 너머가 바로 제3단계로서 평균 해발이 500m이하인 지역이다. 이곳은 중국의 3대 평원으로 불리는 둥베이(東北)평원·화베이(華北)평원·창장중샤여우(長江中下游)평원이 있으며, 인구가 조밀하고 교통이 편리하여 경제가 비교적 발달한 곳이기도 하다. 제4단계는 제3단계의 동남쪽 지역으로서 수심 200m이하의 대륙붕이 있는 곳을 말한다.

또한 '오악을 보고 돌아오면, 다른 산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황산을 보고 돌아오면, 오악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五岳歸來不看山, 黃山歸來不看五)'라는 말이 있듯이, 오악과 황산 역시 중국의 산악지형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오악은 동악인 산둥(山東)성의 타이산(泰山), 서악인 산시(陝西)성의 화산(華山), 남악인 후난(湖南)성의 헝산(衡山), 북악인 허베이(河北)성의 헝산(恒山), 중악인 허난(河南)성의 숭산(嵩山)을 말한다. 이에 빗대어 우리나라에서도 동쪽의 금강산, 서쪽의 묘향산, 남쪽의 지리산, 북쪽의 백두산, 중간의 삼각산을 오악으로 불렀다.

오악보다 뛰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황산은 안후이(安徽)성의 남부에 위치하며, 산봉우리, 바위, 소나무, 구름의 기묘함으로 인하여 천하 제일의 기묘한 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게다가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하지 않던가! 이런 골을 따라 형성된 것이 바로 하천으로서, 대표적인 하천인 황허는 칭하이(靑海)성에서 발원하여 보하이(渤海)로 흘러 들어가며, 중국의 고대문명이 싹틀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였다.

그리고 창장은 그 이름만큼이나 긴 6,380㎞의 길이를 이용하여 수상 운수의 대동맥 역할을 하며, 칭짱고원에서 발원하여 상하이(上海) 앞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또한 동서남북의 교통을 원활하게 소통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징항(京杭)대운하 등은 인공 하천의 일종이라 할 수 있겠다. 이외에 중국에는 장시(江西)성의 포양후(鄱陽湖), 후난(湖南)성의 둥팅후(洞庭湖), 장쑤(江蘇)성의 타이후(太湖)와 훙저후(洪澤湖) 등의 호수가 분포하고 있으며, 근해(近海)는 보하이(渤海), 황하이(黃海), 둥하이(東海), 난하이(南海)로 구성되어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중국의 지형적 특성은 중국의 기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우선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에 위치하면서 태평양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대륙성계절풍 기후의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겨울에는 북쪽의 시베리아와 몽고고원에서 불어오는 편북풍의 영향을 받아 한랭건조한 날씨를 보이고, 여름에는 해양에서 불어오는 편남풍의 영향을 받아 온난습윤한 날씨를 보인다.

특히 3-4월까지 부는 편북풍은, 매년 2,460㎢에 달하는 면적이 사막화됨에 따라 발생하는 다량의 황사를 싣고 우리나라와 일본에까지 심각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그리고 7-8월에 많이 부는 편남풍은 매년 집중호우를 몰고 다니면서 창장 유역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대규모 홍수를 유발하고 있다.

또한 면적의 광활함으로 인하여 열대, 아열대, 온난대, 온대, 아한대 등의 기후대가 분포되어 있으며, 이중에서 아열대, 온난대, 온대가 약 70.5%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지형의 특수성은 칭짱고원의 경우처럼 고원한대 기후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러한 중국의 기후를 지역별 주요 도시의 평균기온과 강수량을 통하여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의 〈도표〉와 같다.

이〈도표1〉에서 살필 수 있듯이 중국의 평균기온은 지역에 따라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분포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겨울과 여름의 기온폭, 즉 기온의 연교차에 있어서 북쪽의 하얼빈은 무려 40℃ 이상을 보이는 반면, 남쪽의 하이커우는 10℃ 안팎의 차이를 보일 뿐이며, 연평균기온에 있어서도 하얼빈은 5.5℃로서 덥지 않은 여름과 춥고 긴 겨울을 보내는 반면, 하이커우는 25.4℃로서 겨울 없이 일년 내내 따뜻한 기온을 유지한다. 특히 창장 유역의 난징(南京), 우한(武漢), 충칭(重慶)은 '중국의 3대 찜통'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7-8월의 평균기온이 30℃를 육박하고 있다.

강수량 역시 지역에 따라 편차가 매우 심하다〈도표2 참조〉. 시베이(西北) 지역의 강수량이 100-200㎜이고, 화베이(華北)와 둥베이(東北) 지역의 강수량이 400-800㎜ 정도인 반면, 창장 유역의 연강수량은 1,000-1,500㎜이고, 화난(華南) 지역과 연해 지역의 연강수량은 1,600-2,000㎜에 달하고 있다. 또한 강수량은 계절에 따른 편차도 매우 커서, 연강수량의 50%이상이 여름에 집중되어 있음을 살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