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행정구역하면 문득 떠오르는 두 가지가 있다. '귀주 이야기'와 '달라이라마'가 그것이다. '귀주 이야기'가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궁리(鞏莉)가 주연한 영화의 제목인 『귀주 이야기』를 보면서 구이저우(貴州)성을 연상하였기 때문이다. 누군가 이 영화 제목을 듣고 구이저우성의 명주인 마오타이주(茅臺酒)를 떠올렸다는 것과 비슷한 경험인 셈이다. 망문생의(望文生義)였다고나 할까! 사실 '귀주'는 주인공의 이름인 치우쥐(秋菊, Qiuju)를 잘못 읽은 결과였는데 말이다.

한편 '달라이라마'를 떠올리는 이유는 티베트와 관련이 있다. 티베트의 정신적인 지도자인 달라이라마를 초청하는 정부들에 대해서 중국이 끊임없이 외교적 압력을 행사하는 이유가 종내 이해되질 않았다. 중국의 행정구역표 어디에서도 티베트를 찾을 수 없었으니, 궁금증은 더해질 수밖에. 1950년 이후 티베트가 중국의 통치를 받고 있으며, 시짱(西藏)자치구로 불리는 성(省)급 행정단위에 속한다는 사실을 왜 몰랐던가!

인도로 망명한 달라이라마는 바로 이 지역(티베트=시짱자치구)의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다. 결국 달라이라마의 미국 방문이나 타이완 총통의 유엔 연설에 대해 중국이 외교적 항의를 제기하는 것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중국이라는 거대한 땅덩어리는 구이저우성과 시짱자치구 이외에 또 어떤 행정구역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중국의 행정구역 지도

현행 중국의 행정구역은 크게 성급(省級), 지급(地級), 현급(縣級)으로 나눌 수 있다. 성급은 성(省), 직할시(直轄市), 자치구(自治區)로 구분되며, 23개의 성과 4개의 직할시 그리고 5개의 자치구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타이완을 23번째 성으로 간주하고 있어서, 가령 우편물의 경우 국제우편이 아닌 국내우편을 이용한다. 지급은 지구(地區), 자치주(自治州), 지급시(地級市), 맹(盟)으로 구분되며, 1998년말 현재 331개의 지급 행정단위가 있다.

현급은 현(縣), 자치현(自治縣), 현급시(縣級市), 기(旗), 특구(特區), 임구(林區), 공농구(工農區) 등으로 구분되며, 1998년말 현재 2,126개의 현급 행정단위가 있다. 그리고 현과 자치현 아래에 향(鄕)과 진(鎭)을 두고 있다. 이중에서 자치구, 자치주, 자치현은 모두 소수민족의 자치 행정단위이고, 맹과 기는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에만 있는 행정단위이다. 또한 필요에 따라 특별행정구(特別行政區)를 설정할 수 있다는 헌법 규정에 따라, 1997년 7월 1일 영국으로부터 반환된 홍콩(香港)과 1999년 12월 20일 포르투갈로부터 반환된 마카오(澳門)가 특별행정구로 설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