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가 정치 개입?"사이비종교, 기준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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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도피 심리가 사이비 확산시켜400~500개 종교 등록, 사이비 판단 어려워

 

머니투데이 이슈팀 김도영 기자 |입력 : 2016.10.29 17:54|조회 : 5787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사교(邪敎) 개입설'까지 제기되며 국정을 뒤흔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에 특정 종교가 개입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관련 보도가 나간 뒤 실시간 검색어에는 특정 종교가 연일 오르내리며 '사이비종교가 대한민국을 통치했냐'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사이비종교의 사전적 정의는 '겉으로는 종교로 위장하고 있으나 종교의 기본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비() 종교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단체나 집단', 문자 그대로 '종교인 것 같아 보이나 종교가 아닌 것'을 의미한다.

 

정의가 다소 애매모호해 사이비종교를 판가름하는 기준에 대해 의문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박일영 가톨릭대 종교학과 교수는 입장의 차이일 뿐 학술적으로 사이비종교를 가르는 절대적 기준은 없다고 설명한다.

 

박 교수는 "이는 종교를 가진 사람들마다 '내가 믿는 게 절대종교다'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며 "통상적으로 사이비종교란 반사회적·불순한 의도를 갖고 특정종교 이름을 내세우는 집단을 칭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불교'라는 이름을 내세우지만 실제 불교 교리와는 어긋날 때 사이비종교라고 규정지을 수 있다. 박 교수는 "쉽게 말해 간판만 그럴 듯 위장해 반사회적 욕구를 채우는 게 사이비종교의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영생' '불멸' 등 다소 허무맹랑한 교리를 내세우는 사이비종교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이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현실도피주의 심리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일영 교수는 "병약한데 오래 살고, 심지어 영생하고 싶은 건 누구나 갖는 욕망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실현되기 힘들다"면서 "하지만 사이비종교에선 이 모든 게 가능하다고 믿음을 주니 현혹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사이비종교는 현실세계에서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손바닥 뒤집듯 명쾌히 해결해준다. '봉사' '희생정신' '자제' 등을 강조하는 일반적 종교 가르침에 거부감을 느낀 사람들에겐 사이비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

박 교수는 "사이비 신도들에게 종교는 마약과도 같은 것"이라고 정의하며 "이는 우리 사회가 사이비종교를 찾을 만큼 건강하지 못하다는 방증인 것 같다"고 설명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되는 종교만 한해 400~500. 하지만 이마저도 생겼다 없어졌다 반복하고 있어 국내외 사이비종교가 정확히 몇 곳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사이비종교를 공식적으로 지정하지 않고 있어 자체적 판단기준이 필요하다. 혹시 속해있는 종교가 금전 혹은 노동력 요구 교주 신격화 비윤리적 행위 강요 등에 해당된다면 사이비종교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