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의 현지상황과 선교전략

2008.08.21 19:16

김반석 조회 수: 추천:

티벳의 현지상황과 선교전략
선지자선교회 유은식(전 티벳선교사, 현 산돌성결교회 담임)


  티벳인들은 거의 예외 없이 태어나면서 티벳불교를 믿으며 산다. 티벳불교도 중국, 한국, 일본처럼 대승불교에 속한다.  그렇지만 많은 부분에서 달라 보이는데 이는 불교가 티벳 고원에 들어 온 뒤 그들의 문화, 특히 그들의 전통종교인 본교와 접목되고 주술적 탄트라 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살아있는 부처라 여겨지는 신적 존재 라마(活佛)라는 제도가 있어서 그렇다. 일반적으로 이 티벳불교를 라마교(喇嘛教)라고 부르는 데 이는 승려교, 신부교, 목사교라고 하는 것과 같은 표현이니 바람직하지 않다.  

티벳인들에게 있어서 그들의 문화와 종교, 삶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불교의 이론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들의 신앙도 보면 불교의 것이라기보다는 무속적인 것을 많이 본다. 그들은 석가모니보다는 쫑카빠라는 신을 더 앞세운다. 그는 15세기초 지금의 티벳불교 80%를 차지하는 겔루그라는 파를 만든 승려이다. 또한 죨마라는 여신이 있다.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라고 하는데 색깔에 따라 모두 21개의 죨마가 있으며 모든 재앙으로부터 구해준다는 보살이다.  많은 티벳인들이 죨마경전을 암송할 수 있다. 부락의 종교집회 때 대중이 모두 함께 암송하기도 한다.  특히 여성의 상을 하고 있어서 대부분 티벳 여성들이 마음으로 가장 의지하는 신이다.

  또한 산신숭배가 있다.  티벳고원에는 성산과 성호가 부지기수이다. 그중에서도 서쪽의 카일라스산과 마나사로바호수는 불교와 본교, 힌두교 등에서 모두 숭상하는 가장 중요한 성산과 호수이다. 사람들은 이 산을 아주 신령한 산으로 보기 때문에 산을 돌면 공덕을 쌓는다고 믿는다.  한번 돌면 일생의 죄악을 씻을 수 있고 10번 돌면 윤회 중 만나는 지옥의 고통을 500번 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산 주위를 돌며 절하는 길이 안, 밖으로 두 개가 있는데 바깥 선을 13번 돌아야 안의 선을 돌 자격이 주어진다고 한다.

  암도 티벳족(세 개의 티벳족 주요 부류 중 하나로서 중국 청해성을 중심으로 분포) 지역에서 지위가 가장 높고 숭배자가 가장 많은 산신은 아미마챈산이다.  이 산은 청해성 골로그(果洛)티벳족 자치주경내에 있는데 최고봉은 6282m이다.  아미는 할아버지를 뜻함으로 조상숭배의 뜻이 담겨 있고 마챈은 큰 질병의 신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절기가 되거나 매달 1일, 15일에 향과 짬빠, 버터 등을 가지고 이 산신에게 제사를 지낸다.  특히 일단 어려움이 닥치면 목축민들은 더욱 열심히 아미마챈을 부르며 도움을 구한다.  특히 티벳력(음력과 거의 비슷)으로 말의 해가 되면 이 산을 한바퀴 도는데(겅꼬르,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돌아도 1주일이 걸린다.  이렇게 산을 한바퀴 돌면 모든 죄를 다 씻을 수 있으며 영혼이 승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죽은 사람을 위해서 산 사람이 돌아주어도 그가 좋은 집으로 윤회한다고 믿는다.

  이런 산신숭배 때문에 산 정상에 깃발을 꽂아 놓고 랍찌라고 부르며 제사를 지낸다. 티벳어의 뜻은 ‘산을 넘어가는 통행료’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원시종교의 자연숭배에서 온 것으로 본다. 기능을 보면 부락의 평안을 비는 것, 가족의 번영을 비는 것, 재와 부를 구하고 재난을 없애는 등의 것과 부락간의 경계를 표시하는 역할도 했다. 땅을 파고 중앙에 나무를 묻은 후 경전을 새긴 천이나 양털, 캅떠그(신이나 귀한 손님에게 바치는 긴 천) 등을 매단다. 보통 한 곳에 7개나 13개를 세운다. 티벳고원 거의 모든 산마다 이 랍찌를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차를 타고 이 산을 넘어가다가도 차안에서 부적(풍마)을 뿌리며 소원을 빈다. 그리고 여름마다 마을에서 랍찌를 새로 세우는 행사를 한다.  랍찌를 세운 후 매년 정기적인 제사가 있다. 일반적으로 음력 6월 15일에 대부분의 지역에서 제사를 지낸다.  

  앞에서 말한 풍마(风马, 티벳어는 람흣따로서 길말(路马)이라는 뜻)는 이는 우리의 부적 같은 종이로서 사방 약 5cm 정도 되는 종이 중앙에 날개 달린 말을 그렸고 사각에 용, 봉황, 호랑이, 사자를 그려 넣은 것이다.  이것은 불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있었던 풍습으로 본다. 주로 흰 색이지만 그 외에도 청, 황, 홍, 녹 색 종이를 사용한다. 산신을 즐겁게 하여 지방의 평안을 비는 역할을 한다.  이것의 의미는 전쟁신이며 지방 보호신인 산신이 매일 말을 타고 지역을 순시하는데 피곤할테니 제삿날 이 말을 바친다는 뜻이다.  또한 종이를 날릴 때 멀리, 높이 날릴수록 산신이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가정에서의 생활을 보면 티벳인들의 가정에서는 일반적으로 아침에 매일 부처 앞에 정수를, 저녁에는 뻐터 등을 바친다. 각종 명절에는 사탕등도 불당에 바치며 사원의 승려들에게 차와 밥을 제공하기도 한다. 부녀자는 하루 일과 중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정수를 바친 후 아궁이에 불을 피운 후 향단에 옮겨 곡식가루를 올려 태우며 집안 구석구석에 연기를 쐬는 것이다. 태어나면 이름을 승려가 짓고 죽을 때까지 마니통을 돌리며 다음번에는 더 나은 생을 기대하며 죽는다.  생명의 윤회를 믿기에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시간보다 더 나은 윤회를 위해 이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의 신앙행위에 돌고 돌리는 것이 많다.  대부분의 티벳 노인들은 손에 작은 마니통을 들고 계속 돌리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사원마다 큰 마니통이 있으며 사원이 없는 작은 마을에는 마니통이 있는 건물이 있어서 노인들이 모여 통을 돌린다.  그 안에는 불경이나 주문이 적혀 있으며 역시 시계바늘 방향으로 돌리게 되어 있다.

  이 마니통은 바람으로 돌아가게끔 대문 위에 달아놓은 것도 있으며 물이 있는 곳에서는 흐르는 물을 이용해서 물레방아 방식으로 마니통을 돌리게끔 설계해 놓은 것도 있다. 이것도 모자라 마을마다 하얀 탑을 세워두고 그 주위를 돈다. 촛땐이라고 하는 백탑은 스투파(사리탑)의 모양을 본 따 만든 것으로 티벳 사람들이 사는 마을 어귀에는 어느 곳이든 이 백탑이 있다.  그 백탑은 해당마을의 종교활동의 중심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무슨 소원이 있으면 그 백탑 주위를 시계바늘 방향으로 3000번씩 돌면서 정성을 들인다. 그래서 어느 마을이건 백탑 주변에 아침저녁으로 탑돌이를 하는 노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오체투지(五體投地)라는 것을 한다.  자신의 몸으로 공양하는 것으로서 온 몸을 땅에 대어 절함으로써 내면의 경건한 신앙을 표현하는 것이다. 티벳지역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신앙행위로서 합장과 무릎 꿇은 후 온 몸을 땅에 대고 엎드리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이들은 집안의 불당에서 매일 이 절을 한다. 또 특별히 재난을 피하기 위해, 병을 고치기 위해 사원 주위를 돌면서 하는 장시간의 절이 있다.  심지어는 집을 떠나 라싸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왼쪽의 사진은 청해성 청해호 옆 도로에서 찍은 것인데 이 사람은 라싸까지 이렇게 2000km를 4년 걸려서 갔다 왔고 지금은 둘레가 400km인 청해호 주위를 오체투지하며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매 12년 마다 양의 해가 되면 청해호 주위를 돈다. 이를 춋꼬르라 한다. 사원주위를 돌면서 절하는 것은 많이 볼 수 있는데 그 사원의 라마나 본인이 정한 수만큼 돈다.  돌 때 시계바늘 방향으로 돌게 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이 그들의 윤회사상과 관계가 있다.

  티벳인들의 삶이 이러하다보니 영적인 면에서 전쟁이 심각하다.

최근에 티벳인 중에서 어렵게 한 영혼을 건졌는데  그의 가족이 별 증상없이 갑자기 죽는 일이 발생했다고 들었다. 한 그리스도인의 동생은 특별한 이유 없이 몇 년을 앓자 결국 승려는 이 사람의 형이 예수를 믿으니 그렇다며 불교로 돌아와야 이 사람 병이 나을 것이라며 재개종을 강요했다. 중국의 경우 사역자들도 비자문제, 교통문제, 높은 해발고도 때문에 티벳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아 사역은 더욱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라싸를 제외하고는 암도나 캄 지역에서는 대도시 시닝과 청뚜, 란저우에 살면서 비거주 사역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쉽게 열매를 맺을 수 없는 지역이다 보니 급하게 선교의 성과를 요구하는 선교단체나 교회의 후원을 받고 있는 선교사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그런 가운데에도 서양선교사들의 오랜 헌신으로 많은 기초 작업이 이루어졌고 최근 한국인 선교사들이 들어가면서 티벳의 영적 변화에 더 큰 진전이 일어나고 있다. 2003년에는 티벳 대학생 중심의 그리스도인 수련회가 시작되어 지금껏 지속되고 있다. 첫 모임에 각 나라 선교사들로부터 복음을 들은 20여명의 티벳 그리스도인이 참여하여 성령의 은혜를 체험하였다. 한쪽에서는 선교사들이 추방당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선교사들, 특히 한국선교사들이 그 땅을 약속의 땅으로 믿고 들어간다.  

  그러면 우리는 들어가 무슨 사역을 할 것인가? 첫째, 한국으로 보아서는 티벳은 아직은 선교 1세대이다. 앞으로 20년 정도는 내 사역의 성과보다는 다음 세대를 위한 터 닦기 사역을 해야 한다.  더 많은 지역연구, 민족연구, 종교연구, 언어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불교와 샤머니즘에 대한 이해는 한국 선교사들의 도움이 필요하며 이를 토대로 보다 전문적인 전도지가 개발되어야 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승려들에게 복음을 전할 선교사들이 준비되고 양성되어 투입되어야 한다. 동원사역을 통해 후속 선교사 발굴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몇 주의 여행을 하는 정탐여행팀 보다는 선교사의 사역을 돕는 1년 이상의 단기선교팀이 헌신되어야 한다.

  둘째, 서양선교사들은 교회개척이 우선 과제가 아닌 다양한 접근들을 시도해 왔다. 다소 속도가 느려 보이지만 나중에 더 큰 열매를 얻을 수 있는 우회적 접근들이 티벳 지역은 필요하다. 지금 티벳 지역에서 서양 선교사들은 사회개발 프로그램(Social Development Program)을 운영한다. 의사선교사들이 들어와 선교사들이 들어갈 수 없는 지역의 보건소 요원들을 도시로 불러 들여 위생교육을 시킨다든지 강수량이 적은 지역임을 감안하여 우물을 파 주는 NGO를 세워 마을을 다니며 돕는다든지 하는 것이다. 카페트 공장을 세워 티벳 사람들의 1차생산품을 구매하고 그들을 고용하여 이중으로 경제활동을 돕는 일도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한국선교도 반드시 감당해야할 선교분야이다.  선교재정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 교회의 선교관이 바뀌어 티벳 지역에서의 이런 접근을 받아들이고 적극 후원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장학금을 주고 학교를 지어주고 컴퓨터실을 만들어 주고 직업학교를 세워 직업기술자를 양성하여 살 길을 열어주는 교육사역, 그들의 특산품을 생산 활동과 연계해 주고 무역 활로를 개척해주는 경제사역, 그리고 의료사역, 농업지역에서 고원지대의 특성에 맞는 작물 재배를 통해 살길을 열어주는 전문인 사역들이 티벳 지역에로의 선교적 접근의 길을 활짝 열어줄 것이다.

  셋째, 능력사역이다.  최근 선교사로부터 들은 소식에 의하면 한 마을에 단기팀이 들어가 어려운 의사소통으로 불임여성을 위해 기도하고 일 년 후에 아이를 갖게 될 것이라는 응답을 받고 전도지를 나눠주고 예수를 전했는데 실제로 임신하고 아이를 낳게 됨에 따라 그 여인이 예수를 믿게 되었다. 계속 단기팀이 들어가게 되었고 1000여명이 살고 있는 마을이 지금 약 500명 정도가 복음에 대해 들었고 전도지를 보았으며 마을사원의 승려가 간섭해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갖고 자라고 있다고 한다. 티벳인들은 불교신자라 하지만 삶은 무속적이다. 자신들의 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그들에게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나타내면 반드시 깨닫고 돌아올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방선교를 감당하는 바울의 손으로 표적과 기사를 행하게 한 것처럼(행 15:12) 각 지역에서 더 많은 하나님의 능력이 선교사들을 통해 나타난다면 한 마을이 집단으로 개종하는 역사가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 이 능력사역을 위한 강력한 기도후원이 모아져야 한다. 현지에 살고 있지 않지만 현장에 있는 선교사와 똑같은 선교열정과 영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리고성 무너뜨리는 기도사역에 동참하는 ‘기도하는 선교사’가 필요하다.

  십여 년 전 홍콩에서 만난 한 선배선교사님이 티벳은 사탄의 가장 견고한 진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들이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을 보면서 신비롭게 생각하는 낭만적인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의 삶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종교에 찌들어 있고 통치 권력의 압제 하에 신음하고 있으며 전혀 앞길이 보이지 않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가슴을 치고 있다. 사람들은 신기하다며 비행기 타고 기차타고 티벳 구경 다니고 그들의 정신세계가 어떻느니 글을 쓰고 다큐멘터리 영상들을 찍어 오지만 그들의 삶을 바라보는 우리는 너무 마음이 아프다. 하나님은 지금도 그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품을 자들을 찾고 계신다.              
                                    
유은식 목사(중국티벳선교사, 현 산돌성결교회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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