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주께로 인도한 허드슨 테일러’ - 4. 파산 없는 은행

  선지자선교회

중국사명에 대한 소명을 받은 테일러는 두 가지의 목표가 있었다. 하나는 고생스러운 생활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적은 비용으로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것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영적 근육들이 강건해져야 한다고 느꼈다. “중국에 가면 아무에게 아무 것도 요구할 수가 없게 된다. 오직 하나님께만 요구할 수 있을 뿐. 그렇다면 영국을 떠나기 전 오직 기도로 하나님을 통하여 사람을 움직이는 법을 배운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어느 날 주일 예배를 마친 후 빈민촌에 있는 여러 셋집들을 방문하면서 복음전하고 밤10시경 마지막 심방을 마쳤을 때였다. 한 가난한 사람이 헐레벌떡 뛰어와서 자기 아내가 죽어가고 있다면서 함께 가서 아내를 위해 기도해줄 것을 청했다. 테일러는 쾌히 승낙하고 따라갔다. 그곳에는 너덧명의 아이들이 앙상한 볼과 이마를 내놓고 영양실조에 걸려있었고, 퀴퀴한 냄새나는 돗자리 위에는 다 죽어 가는 여인이 태어 난지 이틀도 채 안된 갓난아이를 품에 안고 신음하고 있었다.

 

그들에겐 병원에 갈 돈이나 약을 살 돈도 심지어 한 끼 때울 식사도 없었다. 이때 테일러의 가슴에 두 마음이 방망이질하고 있었다. “내가 가진 돈이라곤 반 크라운짜리 은화 한 개가 전부이고, 집에는 저녁끼니만 있는데 어찌하나! 이 돈을 주고 나면 내일 점심부터는 굶어야 하는데또 한마음엔 “2실링 은화 하나와 6펜스가 있다면 기꺼이 감사한 마음으로 2실링을 주고 나머지는 가질텐데라며 저울질하고 있을 때 마음속을 꿰뚫어보시는 성령님의 단호한 음성이 들려왔다.

 

네가 하나님을 희롱하느냐? 호주머니에 반 크라운 짜리 은화를 가지고도 감히 무릎을 꿇고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느냐?” 그 순간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라는 말씀이 떠올랐고, 그는 그가 가진 반 크라운 짜리 은화 전부를 그들에게 주었다. 이때 테일러의 마음엔 점심끼니 걱정은커녕 물밀 듯이 샘솟는 기쁨이 밀려왔다.

덕분에 앓던 산모는 살아났고, 그 아기도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테일러는 무엇보다 자신이 하나님을 향한 신뢰를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었음에 하나님께 감사 드렸다. 다음날 아침 남은 한 그릇의 귀리죽을 먹으면서 그는 행복했다.

 

그때 문간에서 우체부 소리가 들렸고, 소포가 그의 손에 건네졌다. 열어보니 종이로 싼 어린이 장갑이 한 켤레 들어있었고, 그 장갑 속에는 10실링 짜리 금화하나가 들어있었다. 문득 조지 뮬러가 즐겨 사용했던 표현인 파산이 없는 은행이란 말이 떠올랐다.

 

그곳이야말로 자기의 전 소유를 맡겨 마땅한 곳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 일은 그에게 믿음을 부쩍 자라게 했고, 중국선교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그렇다고 모든 일이 그의 기도대로 즉각 응답된 것은 아니었다. 지속적으로 그는 더 많은 돈과 인력을 위해 기도해야했고, 자신과의 부단한 투쟁은 그의 일생동안 계속되었다.

 

테일러가 중국선교를 결심하고 나서 각종 풍파가 그를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위협했다. 먼저 낯선 동양의 땅 중국에서 일생 자신을 헌신하겠다고 했을 때 극심한 아버지의 반대로 그의 약혼자가 돌아섰다. 2년 동안 그토록 열렬히 사랑했던 첫사랑의 여인, 목소리가 아름다워 같이 찬양하며 즐거워했던 나날들이 주마등처럼 그의 뇌리를 스쳐가며 한참을 우울하고 뼈아픈 고통 속에 신음해야 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중국선교를 향한 그의 불타는 정념은 그 어느 것도 막을 수가 없었다. 약혼자의 돌아섬은 테일러에겐 청천병력이었지만 그는 이를 통해 하나님의 섭리를 배웠고 영혼은 한층 성숙되이 익어갔다. 자신의 독기, 이기심, 욕망, 인간의 한계 등을 뼈 속 깊이 회개하게 되었고, 그의 영혼은 한 송이 백합화처럼 피어올라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찬송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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