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주께로 인도한 허드슨 테일러’ - 6. 그보다 더 힘든 것은

  선지자선교회

이런 일들을 해명하느라 땀빼는 일도 힘들었지만 그를 더 힘들게 한 것은 그의 내면적 갈등이었다. 1869년 여름내내 테일러는 사기가 뚝 떨어져있었다. 걸핏하면 짜증을 내었고, 매일매시간이 실패의 연속이었다. 아내 마리아와 오랫동안 떨어져 지낸 것도 내적인 긴장을 더해주었고 8월에 도진 중병인 폐렴도 한몫 거들었다. 그는 선교회와 특히 자기 자신에게 더 깊은 생명의 능력이 필요함을 느꼈다. 그는 기도했고, 고민했고, 금식했고, 갖은 노력을 다해봤다. 성경을 더 주의깊게 읽는 한편 휴식과 묵상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있도록 생활을 재정리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별 효과가 없었다.

 

거의 매일 매시간 죄의식이 나를 짓눌렀다. 물론 그리스도 안에 거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은 잘 될거라는 것을 나는 알았다. 그러나 그리스도안에 거해지지가 않았다. 나는 하루를 기도로 시작했고 한시라도 내 마음을 주님께로부터 떼어놓지 않기로 굳게 마음먹고 살았다.

 

그러나 의무들이 주는 압박감과 어느 때는 힘을 쭉쭉 빠지게 하는 견딜 수 없는 방해거리들이 잇따라 터져 나로 하여금 그분을 잊게 만들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 휩싸이게 되면 짜증이나 터무니없는 잡생각이나 불친절한 말들은 더더욱 절제하기가 힘들어진다. 날마다 남는 거라고는 죄와 실패, 그리고 무기력한 내 모습뿐이었다. 참으로 원함은 내게 있으나 행할 능은 없었다.”

이러한 고통으로 절망하고 있을 때 그의 동료 존 맥카시의 편지는 그에게 큰 힘을 준다. 존 맥카시는 모든 것 되시는 그리스도라는 책의 일부를 그에게 건넨 것이다. “주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은 거룩함의 시작이고 주 예수님을 귀히 여기는 것은 거룩함의 성장이며 주 예수님을 늘 곁에 계신 분으로 의뢰하는 것은 거룩함의 완성이다.

 

자기가 그리스도안에서 죽었으며 그분 안에서 자기의 죄의 삯이 다 치러졌다는 사실을 가장 깊이 느끼는 사람일수록 경건한 생활의 가장 높은 고지로 올라가게 된다. 자기 안에 그리스도를 가장 많은 부분까지 모신 사람, 그리고 이미 다 이루어진 일 속에서 가장 온전하게 기뻐할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가장 거룩한 사람이다. 우리의 발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들고 넘어지게 만드는 것은 바로 온전치 못한 믿음이다.”

 

맥카시의 편지가운데 그리스도께서 모든 것이 되신다라는 한 문장이 허드슨의 눈의 껍질을 벗겨냈다. 이때부터 그의 삶의 주인공은 가 아니었다. “이제는 더 이상 내가 아니다.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살고 계신다라는 복된 진리가 그의 전 영혼을 지배하고 있었다. 멍에 대신 자유, 실패대신 조용한 내적 승리, 불안함과 두려움 대신에 주안에서 느끼는 충분한 안식, 그러한 것들이 그를 온통 지배했다.

 

이런 기쁨은 환경의 형통함에 기인한 것이 아니었다.

우린 흔히 환경이 형통하고 쭉쭉 풀려야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러한 말들을 성경 여러 곳에서 뒤집어엎는다. 영혼이 잘 되야 범사가 잘되고, 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해야 이 모든 것을 더하시리라고 하셨다.

 

하나님의 관점은 형통한 환경이나 장미 빛 탄탄 대로가 아니다. 그런 것은 부수적인 것이라고 누누이 말씀하신다. 그리고 영혼이 잘되고 그 나라와 의를 구하는 데에 분명한 초점과 목표를 두었다. 테일러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테일러가 얻은 자유, 평강, 기쁨은 환경이 형통해서 얻은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험난한 환경이 겹겹이 그의 주위를 엄습했다.

 

아이들 중에 제일 귀엽던 맏딸(8) 그레이시가 약해지더니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아침에 잠이 깨면 제일 먼저 달려와 인사를 하고, 테일러가 산보를 할 때는 경쾌한 걸음으로 동반해주던 사랑하는 딸의 죽음은 견디기 힘든 슬픔이었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보다 구원받은 그레이시를 데려가신 것에 대해서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중국에는 학교가 없어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영국으로 보내고자 아이들을 전송하기 위해 상해 해안으로 가는 배속에서 막내아들의 죽음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이때 테일러는 그의 선교동지 버거 부부에게 이렇게 쓴다. “저는 오늘 사랑하는 아이들과 중국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 아이들 중 둘에 대해서는 이제 전혀 근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들은 예수님 품안에서 쉬고 있습니다. 저의 눈물은 그칠 줄을 모르지만 또한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천로역정은 말 그대로 험난했다. 테일러 부인은 아들을 낳은 후 콜레라가 발병하여 아이가 태어난지 1주일만에 세상을 떠났고, 산모도 얼마 안있어 33세의 나이에 세상을 등졌다. 테일러는 부부간에 쌓인 두터운 애정 때문에 서로 헤어질 것이라는 것은 아예 꿈에도 생각 못한 일이었다. 12년 반 동안 그들의 결혼생활에서 사랑하는 아내에 대해서는 한번도 실망해 본적이 없었다. 부인이 마지막 숨을 거둘 때 테일러는 그녀와 함께 행복한 시절을 12년 동안 살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고, 주님의 영원하신 존전으로 데려가심에 대해 감사하며, 자신의 남은 여생을 주님을 위해 더욱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테일러가 데즈가라즈에게 쓴 편지다. “나의 갈 길이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나의 봉사가 아무리 어려울지라도, 가족을 잃은 슬픔이 아무리 클지라도, 나의 사랑하는 자녀와 아내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해도 내가 아무리 힘이 없을지라도, 나의 영혼의 갈증이 아무리 클지라도 예수님께서는 이 모든 필요를 채워주시며 그 이상을 해주십니다. 양자강보다 더 힘이 있고 더욱 깊으며 더욱 넘치는 강물이 흘러나옵니다. 가뭄이 오면 시냇물은 바닥을 드러내고 운하까지도 메말라 버리지만 양자강은 결코 메마르지 않습니다. 깊은 물은 항상 흐르고 있으며 아무도 이를 저지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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