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부모님께

2012.05.08 10:31

김반석 조회 수: 추천:

사랑하는 부모님께
선지자선교회
시간이 지나 벌써 봄이 만연한 계절이 왔습니다.
작년 어버이날을 신병교육대에서 보냈던 생각이 납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갔지만 아직도 저의 마음속에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인터넷 편지를 나눠줄 때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편지를 읽고 기도하며 하루하루를 이겨냈습니다. 6월 2일에 25사단 훈련소에서 면회를 했는데 그 때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치킨 1마리와 피자 한 판과 도넛, 과일 등 한자리에서 그렇게 많이 먹어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군대에서 가족이 소중하고 애틋한 존재임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매일 계속되는 고된 훈련과 얼차려 속에서도 항상 긍정적으로 극복해낼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신뢰에 뒷받침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용기와 기도의 능력을 알려주셨기 때문에 신병교육대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자대에 전입 왔을 때 신병교육대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저희 부대에는 부조리가 있었었고 전산병 선임 몇몇은 저를 괴롭혔습니다. 군대의 생리가 그렇지만 막내가 늦게 왔다고 해서 잡일을 악착같이 시켰습니다. 전산일은 시키지 않고 계속 작업병으로 선발해서 어떤 때는 5일 중 4일을 잡초 뽑고 설거지하다가 야간 6시부터 10시까지 일하고 야간근무를 서서 심신이 굉장히 피로했습니다. 심신이 피로한데도 선임들은 처음과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적응되지 않고, 사람인지라 선임들이 괴롭힐 때 힘들었습니다. 특히 선임들이 말도 안 되는 부조리를 요구할 때는 이것은 아닌 데 싶었습니다.
매일 매일 기도했습니다. 거의 혼자서 전산실 청소를 하며 근무시간에는 전산 일을 공부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혼나더라도 무조건 일을 하려고 했습니다. 저를 괴롭히는 선임 때문에 일기도 매일 쓰고 기도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미웠지만 이 사람의 인간적인 면이 보여 나중에는 미워할 수 없었습니다. 기독교를 믿는 크리스천에게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었습니다. 매일 일기를 썼습니다. 오늘 하루 무슨 일이 있었고 이런 이유에서 선임이 이렇게 행동했고 왜 혼나는지, 그리고 반성하고 기도했습니다. 나중에는 이런 기도를 했습니다.

“선임들을 미워하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사람이 아니라 죄를 미워하게 해주시옵소서. 저 사람을 사람 그대로 용서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해주시옵소서.”

이 기도를 하고 실천한 그 순간부터 군생활이 별로 힘들지 않았습니다. 이 기도를 한 지 2달만에 갑자기 선임이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기가 갑자기 없어지면 어떻게 할 것 인지. 이 선임은 기도한지 2달만에 의가사 전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11년 12월에 전역했는데 원래라면 12년 8월 전역이라 지금도 있을 사람입니다. 저는 이것을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항상 믿고 지금도 역시 굳게 믿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울타리 안에 있으려고 하는 자를 내치시지 않는 분입니다.

일병 때는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고된 일도 많았지만 모두 다 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처음에 전산병이 저와 제 후임 2명밖에 없어서 말할 수 없는 고충이 있었지만 12년 2월까지 4명의 후임이 왔습니다. 지금 분대장에 체계지원실 최고 선임병, 간부들이 의지하는 그 위치까지 왔습니다.
이등병 일병 때의 역경이 없었다면 이곳에서 제가 다른 사람을 이끌 수 있는 힘이 있었을지 과연 의심이 갑니다. 가족의 사랑이 없었다면 현 위치까지 왔다고 했을지라도 지금처럼 후임을 챙겨주고 부조리 없이 선임으로의 역할을 할 수 있었을지 가정을 해봅니다. 당한 것만큼 하는 것이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겁니다.

제가 힘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가족의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악해져야겠다는 마음이 들 때마다 부모님께서 잡아주셔서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있었습니다. 가족의 기도의 힘이 매순간마다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지금부터 저는 좋은 분대장으로, 훌륭한 전산병으로 일하는 것만 남았습니다. 토요일에 교회에 나가 봉사도 시작했습니다. 군대교회에는 군종병도 상황이 바빠서 봉사하기 힘든데 봉사를 할 수 있습니다. 주일날 예배를 위해서는 군인들의 자발적인 봉사가 꼭 필요한데 제가 이렇게 좋은 일을 하게 되어 정말 감사합니다.

군대에 있으니 사회에 돌아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극복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저희 가족도 그럴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난관이 있고 시험이 있더라도 하나님을 의지만한다면 극복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지금의 현실이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면에 감사한 일이 정말 많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하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서로를 위해 기도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감사합니다. 어려운 현실은 다 연단하기 위해 주신 현실이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동감합니다.

특히나 하나님께서는 저희 가족에게 항상 권능을 주고 계십니다. 아버지, 어머니, 저, 동생 개개인에게 세상 계산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을 실현시키시는 하나님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항상 응원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건강 유의하세요.

사랑합니다!

2012.5.8 새벽에

아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