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뜻을 찾으면서 한 번 더 깊은 인식을
선지자선교회
한국에 잠시 귀국해서 지금은 선교관에 거처하고 있다. 선교지에서 복음서 중에 누가복음 주석을 집필하다가 왔기 때문에 시간이 나는 대로 연속하려는 마음에서 늘 마음이 바쁘고 조급하고 있다. 마치 일터에 있는 엄마가 아기에게 젖 물릴 마음에 조급한 것 같다고나 해야 할까.

일을 보다가 틈나는 대로는 집필을 위해서 책상에 앉는다. 복음서 마태복음과 마가복음 주석은 마쳤고 누가복음 14장 주석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 누가복음 14장에서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머물고 있다. 손을 놓고 있어서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집필을 재촉하는데도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지금까지 주석하기가 난해한 구절이거나 힘든 구절이라고 해서 피해가지 않았기 때문에 누가복음 14장 구절 또한 피하지 않고 집필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지금 한 구절에서 사흘간이나 머물고 있다. 다른 때 같으면 한 구절이 아니라 한 장을 집필할 때도 있는데.

성경 주석은 참 힘 든다. 힘 든다는 것보다는 주석할 수 있도록 열어 주시지 않으면 주석할 수 없다. 요한계시록 주석 때는 11장 한 구절에서 3일간 씨름 했는데 이번에는 누가복음 14장 한 구절에서 3일간 씨름하고 있다. 누가복음은 요한계시록에서 씨름할 때 정도보다 난해절로 보이지는 않지만.

이렇더라도 집필할 시간이 되면 얼른 집필할 수 있게 하실 것을 믿는다. 그렇지만 밝히 열어 주시지 않으면 주석 할 수 없다는 것도 안다.

지금 누가복음 14장에서 주석을 원활하게 되지 않고 있는 것은 생각하건데 지금은 귀국해서 할 일에 집중하고 주석은 잠시 덮어두라고 하시는 것인가 싶다. 본래는 귀국해 있는 동안 요한복음까지 주석을 다 마치려고 마음먹었는데.  

삼위일체론을 정립하기 위해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하나님 아버지와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에 대한 성구들을 거의 취합해서 삼위가 일체 되는 성경적 논리를 찾으려고 애쓴 적이 있었다. 그 논리 정립이 될 것 같아서 공식을 세워 풀어갔으나 검증하는 검산 과정에서 성경 전체와 합치되지 않아서 폐기해 버렸다. 마치 도기공이 도자기를 불가마에서 꺼내 흠이 있으면 아깝지만 부숴버리는 것같이. 그랬다가 한참 지나서 열어 주시니 금방 정립이 되었다.

사람의 인성구조 또한 마음먹고 거의 관련 성구를 찾아서 정립 하려고 했으나 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정립된 교리 범위 안에서 보완은 어느 정도 되었지만 영과 혼의 명확한 구분을 논리하지 못했다. 그래서 차후를 두고 잠시 덮어두었다. 그랬다가 그렇게도 어렵던 것이 때가 되어 열어 주시니 금방 정립할 수 있었다.

백영희의 신앙과 목회 전기가 되는 ‘백영희 신앙세계’를 편집하고 출간을 하려고 하는데 있어서 동역을 바라고 있고 그리고 2년 전 성경적 요한계시록 주석을 출판하였는바 이를 두고서 제 이름을 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여기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정말 제 이름을 내기 위해서 집필했고 또 출판했을까? 지금 누가복음 14장을 연속해서 집필하려고 애를 써도 그 자리만 맴돌고 있다. 제 이름을 위해서 집필하고 출판하려고 의욕을 내어 집중을 할 수 있는 그 정도의 본래 실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좋지는 않겠다. 그것 가지고는 안 되는 것을 분명히 알기 때문에.

어쨌든 오늘 이 밤에도 누가복음 14장 가운데 한 절을 주석하려고 애를 써다가 아무래도 안 되어서 이에 대한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찾고 있다.  그리고 하나 더 그동안 조직신학에서부터 복음서까지 집필한 것이 자신의 실력이나 숙달에서 이룬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한 번 더 깊은 인식을 가져본다.

(2011년 5월 24일 아현 선교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