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09 02:11
40. 대자연의 탄식
“이것이 웬일일까요? 대자연은 수심에 잠기고 벚꽃은 웃는 게 아니라 울고 있는 것 같으니 말입니다. 보세요. 이 벚꽃들이 울기는 우는데 눈물이 없어 보이니 이 무슨 일일까요?”
나는 제법 큰 소리로 우리 일행에게 소리를 치며 애써 말했더니 바로 내 앞에 한상동 목사가 걸어가다가 나를 돌아보면서
“그래요? 안 선생은 시인이시군.”
라고 말할 뿐이고 누구 하나 내 말에 주의하는 이가 없었다. 나는 그래도 안타까웠다. 그래서 그때 마침 중국에 망명했다가 나와서 우리일행과 함께 어울린 박영창 선생(박관준 장로의 자제, 동경 경고 때에도 동참했던 청년)을 불러서 풀 위에 같이 앉으면서
“자, 박 선생 보세요. 왜 이 풀들이 이렇게 빛이 없고 모두 수심에 잠겼을까요? 박 선생 보기엔 어때요? 내 눈에는 모든 풀과 꽃과 나무와 심지어는 구름까지도 메마른 울음을 울고 있으니, 나는 이게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소.”
“네게는 비밀이 있다. 인간의 말을 할 수 없는 이 피조물아, 네게는 비밀이 있는 것을 나는 안다. 너희들은 인간에게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못 가졌구나! 아, 나도 화초들의 언어를 알고 저 구름과 모든 대자연의 언어를 알았더라면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지 않겠나? 여하튼 너는 창세 때부터 네 직책을 다해 온 것같이 영원토록 계속해서 너희 풀의 직책을 다해라. 나는 천지가 다시 뒤집히는 일이 또 오더라도 나를 구워하신 내 주님께 충성하고야 말 것이다.”
이렇게 혼잣말을 하면서 풀들을 손으로 쓸어주었다. 나는 문득
“이 대자연은 일본인이 망해 돌아간 것이 섭섭해서 이러는 건가?”
했다가 그럴 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러면 이 대자연은 우리 앞에 다시 큰 고난이 올 것을 알아서 우리에게 그 무엇을 알려 주느라고, 또 우리와 다시 이별할 것을 알고 슬피 울어 보이는 것일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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