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에서 하늘부모님 교단으로

  선지자선교회

현대종교 | 탁지일 편집장 jiiltark@hanmail.net

2020.06.09 08:53 입력

 

통일교가 이름을 바꿨다. 1954년 문선명에 의해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로 시작된 통일교가 공식 명칭을 변경한 것이다. 지난 4월 초 참어머니 특별 메시지란 영상을 통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서 하늘부모님 교단으로 명칭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통일교가 다른 이단들에 비해 공식 명칭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이유는 그 정체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통일교의 역사를 돌아보면, 종교적 의미를 강조할 때에는 통일교라는 명칭이 선호되었고, 사회적 활동에 집중할때에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라는 명칭이 사용되었다.

 

‘통일교’에서 ‘하늘부모님 교단’으로.png

통일교 하늘부모님 성회 출정예배 (출처: 통일교 홈페이지)

 

현재 치열한 후계 다툼 중인 문선명의 가족들은 크게 3개 분파로 나눠져 있다. 첫째, 어머니 한학자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사회적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고, 둘째, 어머니와 동생들인 문국진(4)과 문형진(7)에게 밀려난 문현진(3)은 초종교적 네트워크를 표방하는 세계평화재단으로 국제적 NGO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셋째, 문형진은 세계평화통일생추어리교회라는 이름으로 종교적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친어머니와 형제들 간의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후계전쟁은 이미 통일교가 표방해오던 참 가정이 아니라 거짓 가정의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한학자는 자녀들을 내쫓았고, 자녀들은 서로 나뉘어져 모자간 형제간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특히 문선명 생존 시 후계자로 지목된 막내아들 문형진은 친어머니 한학자에 대해 사탄의 음녀라는 등의 극단적인 비난을 퍼붓고 있는 상황이다.

 

후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들이, 표면적으로 통일교의 종교적 정체성과 관련한 논쟁을 벌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돈의 전쟁이다. 대표적인 기업형 이단인 통일교는 종교적 패권을 장악한 자가 돈까지도 모두 차지할 수 있는구조이기 때문이다. 문선명의 후계자임을 내세워 명분과 세력을 확장하는 이들의 싸움 이면에는 통일교의 재산 다툼이 깊이 자리잡고 있다.

 

한학자에 대한 신격화 작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다. 통일교 공식 홈페이지의 모든 사진들에는 문선명과 한학자가 동시에 등장하고 있다. 2000년 이후 한학자는 구세주, 하나님, “6000년 만에 태어난 독생녀의 위치에 올랐다. 문선명의 사후를 대비한 포석일 수도 있지만, 현재의 그림은 한학자가 문선명의 위상을 능가하는 위치에 서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아마도 막내 문형진의 반발은 이러한 신격화에 대한 것으로 추측된다.

 

창립 이래 통일교의 공식 명칭이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1954),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1994), ‘훈독교회’2005), ‘통일교’(2010), 문선명 사후에는 다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2013), 그리고 다시 하늘부모님 교단’(2020)으로 변경되어 왔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통일교의 핵심적인 교리가 담겨 있는 원리강론의 중요성과 그 역할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원리강론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실패자라는 주장과 함께, 문선명이 왕이 되는 통일교 왕국이 한국에 세워진다는 적그리스도적 주장이 담겨있다. 비상식적인 모습으로 사회에 노출되는 신천지나 구원파와는 질적으로 다른 차원에서, 통일교는 합법적이고 세련되게 그들의 왕국을 세우기 위한 계략을 남북한과 해외에서 멈추지 않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는 한국 이단의 뿌리인 통일교의 활동과 확장에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