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국인 문화) 137. 죽음

2014.08.20 13:46

선지자 조회 수:

죽음

중국영화를 보다 보면 장례식이나 청명절(淸明節)등에 지전(紙錢)을 태우는 장면을 발견할 수 있다. 중국인들은 왜 지전을 태우는 걸까? 지전은 돈과 같은 모양으로 만든 종이로서, 망자가 저승 가는 길에 사용하는 노자돈이며, 귀신이 저승에서 사용하는 돈을 의미한다. 즉 지전을 태우는 의식은 망자나 귀신을 돈으로 구슬려서 해코지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이 의식은 중국인의 금전만능주의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사람이 죽으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영혼으로 영원히 존재한다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중국인의 상례는 엄격한 절차로 진행되며, 후하고 장엄한 의식을 거행하게 되었다.
선지자선교회
전통적으로 중국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먼저 목욕을 시켜 시신을 청결하게 한 후, 수의로 갈아 입힌다(소렴小檢). 망자의 입에 돈이나 옥을 넣어주는 것은 빈손으로 이승을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어서 시신을 관에 넣은(대렴人療) 다음, 제단을 설치하고 친지들의 조문(吊唁)을 받는다. 망자가 가장 좋아하던 물건과 썼던 물건을 시신과 함께 관에 넣어주는 것은 순장(殉葬)의 풍습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진시황(秦始皇)의 병마용(兵馬俑)이나 마왕퇴(馬王推)의 부장품에서 엿볼 수 있듯이, 죽은 사람을 산 사람처럼 대접하여 망자로부터 덕을 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가정형편과 신분의 고하에 따라 3일, 5일 혹은 7일 동안 지속되는 조문기간에는 지전을 태우고, 유족들이 밤새워 영구를 지키는 의식(수령守靈)이 진행되며, 이후에 시신을 묘지에 안장하게 된다(송장送葬).

안장하는 방식으로 가장 일반적인 것은 토장(上作)이다. 한족(漢族)의 풍습에 의하면 사람이 죽으면 반드시 땅에 묻어야 한다. 왜냐하면 '入土爲安', 즉 땅에서 낳았으므로 땅으로 돌아가야 평안함을 얻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화장(火葬)역시 오랜 역사를 갖고 있어서, 전국시대(戰國時代) 이전에 이미 화장이 행해졌으며, 북송(北宋)에 이르러서는 매우 성행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송대(宋代) 이후 유가의 윤리 관념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통치 계급에 의해 강력한 금지 조치를 당하면서 화장의 방식은 차츰 쇠퇴하게 된다.

그러나 인구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토장으로 인한 수많은 묘소가 국토를 잠식하고, 아울러 장례 형식의 번잡함과 경비의 과다 지출 현상이 나타나자, 이를 우려한 중국 정부는 1956년에 화장 실시를 다시 제창하게 된다. 그 결과 90년대에 이르러서는 도시의 90%이상에 화장 시설이 갖추어졌으며, 간단한 추도식으로 장례식을 대체하게 되었다.

특히 요즘에는 수장(樹葬)을 널리 보급하고 있다고 한다. 수장이란 죽은 사람을 화장한 후 유골을 땅에 묻고 봉분 대신 나무를 한 그루 심어 묘지로 삼는 것을 말한다. 훼손되는 산림을 복원시키고 토장의 효과도 볼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성과를 겨냥한 것이다. 이제 중국인은 조상을 모시는 마음으로 나무를 가꾸고 있다. 호사스런 묘소를 꾸미려하고 화장에 대해 깊은 혐오감을 표시하는 우리로서는 한번 고려해 볼만한 모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