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이숙 1. 귀향

2016.01.09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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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죽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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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숙

기독교문사

 

안이숙-사진.jpg  

 

 

1 편 청종

 

1. 귀향

 

주일이 되었을 때 나는 참 황홀하고 놀랐다. 사면에서 울려 퍼지는 차임벨의 찬송 소리는 아침에 맑은 공기를 헤엄치며 이 큰 서울 장안에 울려 퍼졌다. 그래서 나는 이것이 꿈이 아닌가 했다.

 

! 이것이 한국 내 나라인가? 종소리도 못 듣게 종각을 다 일본인에게 전쟁 무기를 만들기 위해 헌납이라는 명칭 아래 모조리 빼앗기고, 이 강산에서 교회의 종소리라고는 꿈에도 들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강산에 이 큰 대도시 서울 중앙에서 찬송이 천사들의 나팔 소리같이 울려서 사람들의 귀에 울려 퍼지고 있다는 일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해 본 일이었던 만큼 감격의 초점이 아닐 수가 없었다. 우리는 급히 일어나 준비를 하고 거리에 나가서 사람들이 잘 차려 입고 가는 곳을 따라서 가 보았다.

 

모여드는 교인들은 계속되는 높은 돌층대를 수없이 열을 지어 올라간다. 그것은 천 명도 더 되는 수이기 때문에 넓고 높은 수없이 많은 돌층대가 메워진 탓으로 밑에서 보고 있으면 사람들이 돌층대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돌층대가 수백 대의 에스컬레이터가 되어 꽉 실은 사람들을 운반하는 것같이도 보였다. 그러나 에스컬레이러에 탄 사람들같이 우뚝 서 있는 것이 아니고 움직이면서 서 있는 사람들이 모두 끌려 올라가는 것같이 보였다.

일제 시대에 순교하신 성도들의 얼굴이 보이고 고문과 기갈에 지친 성도들이 쇠고랑에 매여 재판소에 끌려가는 정경이 아직도 내 눈앞에 보이는 것같이 환하게 머리에 떠오른다. 쇠사슬에 끌려 짚삿갓을 씌우고 짝발짚신(일본 조리)을 끌고 얼음길이 된 눈 위를 머리가 흰 노인 목사들이 빨리 가라는 고함소리에 빨리 가려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하던 광경, 맨 앞에 동여맨 강도인지 살인자인지 한 젊은 죄수를 채찍으로 후려갈기면서 빨리 가라고 소리치니 얼김에 젊은 죄수가 뛰는 바람에 그 뒤에 동여매인 목사님이 미끄러져 넘어지면 다음 목사님도 힘없이 쓰러졌다. 겨우 일어나서 가다가 자연히 길이 미끄러워서 앞으로 거꾸러지고 뒤로 넘어져서 조리짝은 몇 자 밖으로 날아가고 다리는 공중에 들리고 팔은 잠긴 쇠고랑 때문에 밑에 깔려서 일어날 수가 없이 된다.

 

오늘 이 주일에 서울 장안 수백 교회에 그 얼마나 많은 신자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어 예수의 이름으로 하나님께 경배하는가? 이 강산 곳곳 각 도시와 고을과 마을과 벽촌까지 이 복음은 높이 들렸다. 교회마다 그 얼마나 가득히 모인 예수인들이 복을 누리고 있는가? 진리는 섰다. 하나님의 말씀은 진리다. 그리고 그는 약속을 이루셨다. 나는 이 땅에서 났다는 것이 이렇게도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한편 나는 이처럼 내 고국에 머문 동안 수많은 교회들의 초청을 받아 간증을 하며 다녀보니 선교의 열은 높아 외국에 많은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