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09 01:47
3.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안 선생. 오늘이 초하루요. 또 이제 시간이 다 됐는데 산에 가지 않고 사직한다면 일이 어찌되겠어요. 더욱이 군수한테서 엄한 명령이 내려서 오늘은 단 한 사람도 빠질 수 없어요. 우리가 지금까지 일본인에게 복종하여 온 것은 다만 학교를 경영하기 위해서인데 안 선생이 그와 같이 법을 어기니 우리 학교는 어찌되라는 것이죠? 생각을 잘하지 않으면 우리 학교는 폐교 당하게 될 것이오.”
하면서 학교 문제에 대한 책임을 나에게 돌리려고까지 했다. 나는 그의 태도에 먼저 기분이 상하기도 했지만 그의 말에 적지 않은 불쾌감을 느껴 참을 수가 없었다. 소위 선교사로 예수님을 위해서 기독교인이라고 당당히 말하며 또 모든 마귀의 발에 눌려 신음하는 사람들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기 위하여 수백 명의 자녀를 맡아서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교육한다는 책임을 가진 교장이라는 이가 이렇게 말하는 데 나는 어이가 없었다. 그에 대한 환멸과 격분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나는 흥분하지 않고 조용히 분명한 어조로
“그렇다면 염려 마세요. 저도 오늘은 산에 올라가지요. 산에 올라가서 크리스천은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더 분명히 보여 드리지요.”
나는 학생들 앞에 서서 걸어가면서 눈은 하늘 한 곳만을 주시하고 다니엘서를 생각하고 입으로 외우기 시작했다.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왕에게 대답하여 가로되 느부갓네살이여 우리가 이 일에 대하여 왕에게 대답할 필요가 없나이다 만일 그럴 것이면 왕이여 우리가 섬기는 우리 하나님이 우리를 극렬히 타는 풀무 가운데서 능히 건져내시겠고 왕의 손에서도 건져 내시리이다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왕이여 우리가 왕의 신들을 섬기지도 아니하고 왕이 세운 금 신상에게 절하지도 않을 것을 아옵소서,”
“그리 아니하실지라도”라는 이 구절을 자꾸자꾸 외우고 또 외우면서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왕의 신들을 섬기지도 아니하고 왕이 세운 금 신상에게 절하지도 아니하겠다”라고 나는 똑같은 구절을 수십 번 되풀이해서 외웠다.
“아 주여! 오늘 이 여종이 분명히 예수에게 속하고 마귀에게 속하지 않은 것을 나타내려 하오니 힘을 주시옵소서. 나는 연약하고 힘이 없어도 예수인인 것이 분명합니다. 또 내가 당신에게 속한 것을 나타내는 데 내 생명을 바치는 것은 으레 해야 될 것이 아닙니까? 이 증거를 나타낼 수밖에 없는 날이 되었습니다. 이 연약한 여종과 함께 해주소서. 모든 것을 당신의 손에 맡기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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