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이숙 7. 현대의 엘리야

2016.01.09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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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현대의 엘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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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50여 년을 예수를 믿어 왔지만 이번처럼 주님의 음성을 똑똑히 들은 적은 없었지요. 만일 이같이 원수 놈들의 핍박이 심할 때 하나님이 평안한 때와 같이 가만히 계시면 어떻게 믿는 자들이 이 무서운 핍박을 견디어 나갈 수 있겠습니까? 오 주님! 주는 나의 피난처요 강한 방패요 높은 산성이시니이다.”

 

하며 감격해한다.

 

이 놀라운 그의 믿음의 말을 들은 우리는 이 노인의 담대하고 두려움이 없는 태도에 우리의 태도를 고쳤다. 그는 일본이 회개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유황불을 비와 같이 쏟아 내려서 멸망시키겠다고 하신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요나가 니느웨에 간 것같이 자기는 일본으로 가서 일본 정부와 고관들에게 경고하고 싶으나 일본말을 한마디도 못 하니 어찌하오리까 하고 열심히 기도하던 중 계시를 받고 바로 그 다음날 떠나 무작정 평양으로 왔는데 주님이 인도해 주셨는고로 이렇게 대번에 찾아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있던 나는 평양성으로 가라하신 말씀과 네가 하라하신 말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내 평생의 소원이 약을 먹고 주사를 맞다 병사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고 주님을 위해서 주님 이름으로 칼에 맞아죽든지 스데반같이 돌에 맞아 죽든지 기름 가마에 던짐을 당하든지 해서 단번에 죽도록 해 달라고 기도해 왔소. 그런데 아마도 내 죽을 때가 다 된 모양인지 주님이 나를 단번에 죽게 하려고 하는가 보지요. 죽으면 개도 뜯어 먹지 않을 이까짓 썩어질 몸을 바쳐 주님 위해서 단번에 죽는다면 아! 그 영광스러운 순교의 기쁨을 어찌 다 감당할지 알 수 없습니다.”

 

하루 저녁은 예배당에서 밤새 철야 기도를 하고 피곤한 줄도 모르고 새벽에 집으로 돌아오는데 난데없이 우렁찬 목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나는 그것이 웬 소린가 해서 그 목소리를 찾아가 보니 평양 성내의 장작 파는 장작터였는데 키가 조그마한 백발의 한 늙은이가 예수 천당하고 외치고 있었다. 때가 때인 만치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예수를 진실히 믿는 모든 사람은 잡혀가고 그렇지 않은 성도들은 산으로 들로 도망 다니고 숨도 크게 못 쉬는 이런 험악한 시대에 이 사람은 대체 어떤 분이길래 저렇게도 담대하게 예수의 이름을 외치는 것일까 하는 호기심으로 그에게 가까이 가서 그 늙은이를 쳐다보고 섰노라니 또다시 우렁찬 목소리로 예수 천당이라고 고함을 치는 것이었다. 그의 얼굴은 위엄이 있었고 눈은 확신으로 번뜩이고 흰 두루마기를 입은 그는 한 손에 성경책을 들고 한 손에 지팡이를 잡았다. 나는 그에게 가까이 가서

 

저도 예수님을 믿는 사람입니다.”

 

했더니 그 말을 듣자 그는 성난 표정을 하고 나에게 큰 소리로

 

예수를 믿으면 왜 입을 꼭 다물고 있는 거요? 지금 모든 사람이 지옥으로 떨어져 가는데 입으로는 밥만 먹고 그리고 아무 말도 안 한단 말이오, ?”

 

그렇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바로 전도였구나. 전도다. 일본에 전도해야 한다. 일본에 경고하라는 것은 곧 전도하라는 것이다. 그래 전도를 의미하는 것이로구나. 그래 그래.”

 

순식간에 내 마음은 변했다. 이때부터 나는 집 안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막 거리로 뛰어나갔다. 남자나 여자를 막론하고 지나가는 사람을 모조리 붙들고 전도했다. 내 눈에 보이는 이 모든 사람은 모두 송장같이 보였다. 나는 한 사람 한 사람씩 따라다니며 애걸하며 울면서 예수 믿고 구원 얻으라고 권면했다. 붙들고 울며 권하는 내말에 감동을 받는 이도 많았다. 어떤 이는 계속 절하면서 고맙다고 했다. 어떤 이는 믿는 이지만 더 잘 믿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러나 어떤 이는 내가 정신 이상인가 해서 뚫어지게 보다가 도망을 치는 이도 있었다. 여하튼 내 잠잠히 믿던 양식, 즉 기도하고 성경 읽고 외우고 숨어만 있던 내 신앙 생활에 이 두 노인 박 장로와 최권능 목사로 인해서 안팎으로 큰 변동을 일으키고 혁명을 가져왔다.

 

! 이숙아, 내가 너를 기독교 학교인 사립학교를 보내려고 그렇게도 애쓰고 기도했는데도 주님은 너를 기어이 일본인이 가르치는 공립만으로 소학교와 여학교 그리고 전문학교에까지 보내고야 말으셨다. 너에게 일본어를 그렇게 유창하게 하도록 한 것도 이때를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이것이 주님의 사명이면 속히 순종하고 죽는 것이 지 오래 끌고 기다릴 필요가 무어냐? 너는 일본말을 어려서부터 그렇게 잘한다고 아버지 비서인 시오상이 늘 말했을 때 나는 하나님이 무엇 때문에 네게 그런 재주를 주셨는가 했는데 참 주님은 다 경륜이 계셨고 뜻이 있어서 그런 것인 것을 이제야 알게 되는구나. 그런데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는데 우물쭈물할 필요가 없지 않아?”

 

드디어 나는 일본으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을 눈물 흘리며 간절히 기도드렸다. 이 중대한 사명을 가지고 떠나가는 이를 위해 지하 교회 회원 모두가 3일간 금식 기도를 하고 산과 굴 속에 숨어 있는 모든 성도들에게도 연락해서 이 일을 위하여 기도하도록 했다.

 

온몸은 뼛속까지 저리고 쑤시고 가슴은 당장 숨이 넘어 가는 것 같았다. 이것은 최후의 죽음에 대하는 태도와 심경이었다. 무서운 죽음의 격투, 3일간은 드디어 지나갔다. 새벽 밝기 전이었다. 잠을 전혀 잘 수 없는 내게 3일째의 새벽은 고해의 풍랑을 겪고 항구에 도달한 배와도 같았다.

 

나는 간밤이 너무 길어서 가늘게 켜 놓은 등불 밑에 보이는 성경에 눈을 보냈다. 내 눈이 성경에 부각되자 황홀해졌다. 내 눈에 보이는 성경 글자는 홀연히 밝아지며 큰 글자로 변하면서 내 눈앞으로 막 떠올라온다. 내가 잘 볼 수 있도록 큰 활자로 되면서 동시에 밝고 밝은 빛을 띠며 내 눈에 쏙쏙 들어온다.

 

나는 황홀하고 놀란 채 그 글을 모두 읽었다. 그 성경은 에스겔 2장 전체였다. 한마디한마디 선명히 내 눈에 보이는 성경 글자를 볼 때 그것은 마치 누가 촉수 높은 전구를 성경책에다 비치며 그 활자를 확대시켜서 내 눈에 갖다 대는 것과도 같았다.

이렇게 2장을 다 읽어 내려가도록 활자는 크게 선명한 채 들려 떠있었다. 나는 홀연히 강한 힘을 얻어서 벌떡 일어나면서

 

듣든지 아니 듣든지 너는 내 말로 고할지어다.”

 

하고 소리를 크게 질렀다. 나는 이 힘이 어디서 나는지를 넉넉히 알았다. ! 명령은 분명히 내렸다. 그리고 사명을 분명히 받았다 나는 순종하려고 일어날 수 있는 이 힘에 감사하였다.

 

순종이다. 순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