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이숙 2. 음악 선생

2016.01.09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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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음악 선생

  선지자선교회

그런데 교내 공기는 점점 이상하게 흘러갔다. 신사참배를 기탄없이 하는 학생들 중에서도 소위 기독교인이라고 하는 선생님들이 산에 올라가서 일본 귀신에게 최경례를 하는 것을 보고 와서는 모두가 수군거리며 그런 선생의 말을 순종하지도 않으며 코웃음을 치며 그런 선생들의 학과 수업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신사참배 안 하고 도망가는 여학생들은 물론이고 어느 학생이나 나의 말을 모두 잘 듣게 되었다. 더욱이 신사참배를 강조하는 임 선생이 있었는데 하루는 그 선생이 어찌된 영문인지 얼굴이 술 취한 사람같이 벌개서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는 고함을 지르며 교무실로 달려왔다. 그러고는 책상을 쾅 하고 치면서

 

이건 참 큰일이다.”

 

그 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다른 상급반에서도 여러 번 일어났다. 이렇게 되니 따라서 직원회를 자주 갖게 되었다. 자주 모임을 갖게된 직원회의 분위기는 선생들의 감정이 그대로 반영되어 강경책을 주장하는 분위기로 굳어져 갔고 동시에 학생들의 풍기는 정반대로 더 난잡해 갔다. 어떤 때는 백지 동맹을 하여 그 학과 담당 선생을 곯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내가 가르치는 일본어 클래스나 음악 시간은 그들의 출석이 한결같았고 또 숙제도 잘해 왔다. 시간 중에는 언제나 조용했고 명랑했으며 시간이 끝나는 종소리가 들리면

 

어마, 벌써 시간이 다 됐어?”

 

하고 시간 끝난 것을 아쉬워하는 태도들이었다. 하루는 선생들이 자기들끼리 비밀리 쑥덕쑥덕하더니 나를 빼놓고 직원회를 열었다. 그리고 가결하기를

 

모든 학생들이 안 선생 말만 듣고 안 선생만 존경하고 자기들은 놀려먹고 거역하고 업신여기는 것은 자기들이 신사참배를 하고 안 선생은 극히 반대하는 까닭에 있으니 안 선생을 기어코 신사참배를 시켜야 한다. 만일 그렇지 못하면 자기들이 선생 노릇을 그만 두든지 안 선생이 사직하든지 해야 한다.”

 

는 것이다. 나는 선생들의 태도가 점점 달라지는 것을 느꼈고 언제나 자기들끼리 쑥덕거리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본래 시간에 쫓기다시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또 선생들의 쑥덕공론에 휘말려들지 않기 위해서 언제나 쉬지 않고 바쁘게 일했다